올해도 '슈퍼 주총 데이' 여전…3월 24일 하루만 320개사

입력 2020-02-09 10:46
수정 2020-02-09 13:44

올해도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특정일에 쏠리는 현상이 반복될 조짐이다. 개정된 '외부감사법'의 영향으로 다음달 말께 '슈퍼 주총 데이'가 잇따를 전망이다.

9일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다음달 24일 정기 주총을 열겠다고 밝힌 기업은 총 238개사다. 이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전체 12월 결산법인 2010개사의 11.8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은 24개사, 코스닥시장에서 214개사다. 3월 25일도 87개사, 23일엔 79개사가 주총을 열기로 했다.

24일 주총을 여는 주요 기업은 쌍용자동차와 현대상선, LS산전 등이다. 25일엔 SK와 한화, 카카오 등이 주총을 연다. 23일엔 현대미포조선과 한화생명 등의 주총이 예고됐다.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주총이 많이 몰리는 시기를 '주총 예상 집중일'로 정하고 가급적 이날을 피해 주총을 열도록 권장하고 있다. 상장사협의회가 정한 집중 예상일은 다음달 13일과 20일, 26일, 27일이다. 코스닥협회는 20일과 25~27일, 30일을 집중 예상일로 정했다.

주총 집중 예정일을 피하지 않는 기업도 있다. 두 단체가 정한 집중 예정일인 26일과 27일 주총을 열겠다는 기업은 각각 20개사, 56개사다. 주주총회 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의 경우 집중 예상일에 주총을 열 가능성이 크다. 두 단체는 14일까지 추가로 프로그램 참여 신청을 받아 개최일 분산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주총이 3월 하순으로 몰리는 건 개정된 외부감사법 시행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1호 주총'의 타이틀을 올해 20년 만에 다른 회사에 내줬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월 중순께 주총을 열었지만 올해는 회계감사 업무가 늦어지면서 아직 일정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상장 법인의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인증 수준은 '검토'에서 '감사'로 상향됐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대기업이 지난해 1월부터 적용됐다.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2조원 미만 중견기업의 경우 올해 1월부터 대상이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감사가 깐깐해지고 회계법인에 일이 몰리다 보니 업무가 지체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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