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의 지난해 매출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판매 및 수출이 동반 급감하면서 실적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해 매출 4조9000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보다 2.4% 감소한 수준으로, 2015년(5조183억원) 이후 가장 낮다. 영업이익은 1년 새 40% 이상 쪼그라들었다.
자동차 판매 부진이 이어지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 8만6859대, 수출 9만591대 등 17만7450대를 판매했다. 전년과 비교해 22.0% 줄었다. 내수 판매가 3.9% 감소했고, 수출은 34.0% 급감했다.
생산도 내리막길을 달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지난해 생산량은 전년보다 23.5% 줄어든 16만4941대에 그쳤다. 닛산 로그 위탁 생산량이 35%가량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노조의 잦은 파업이 ‘생산 절벽’을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2018년 기준 르노삼성 생산량의 절반은 일본 닛산으로부터 생산을 위탁받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로그였다. 닛산은 지난해 10만 대 수준의 로그 생산 물량을 르노삼성에 맡길 예정이었는데, 르노삼성 노조가 파업을 지속하며 공급 차질을 빚자 물량을 40% 축소했다. 올 들어서도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6233대)은 1년 전에 비해 ‘반토막’ 났다. 내수 판매가 16.8% 감소했고 수출이 77.3% 줄었다.
다음달이면 로그 수탁계약도 끝난다. 새로운 수출 물량을 따내야 하는 상황이다. 르노 본사는 지난해 초 크로스오버차량(CUV)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르노삼성 부산 공장에 배정할 계획이었지만, 르노삼성의 노사관계가 불안해지자 결정을 미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확보되지 않으면 르노 본사가 추가 수출 물량을 배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르노삼성이 본사로부터 생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추가 구조조정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