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는 4월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황 대표는 7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은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살릴 결정적 기회이자 문재인 정부를 끝장내는 정권 심판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천길 낭떠러지 앞에 선 심정으로 종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로 선거는 개인 후보간 대결 아니라 문재인 정권과 이 정권을 심판할 미래세력의 결전"이라며 "반드시 이기겠다. 당 대표로서 이미 나라를 위한 것이라면 내려놓겠다고 한 제가 무엇을 마다하고 두려워하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황 대표에게 종로 출마와 불출마 중 결단을 내리라고 최후 통첩했고 황 대표는 장고를 거듭한 끝에 종로 출마를 결정했다.
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의 출마 지역 결정이 지연되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공관위 내부에서도 격론이 벌어진 바 있다. 문재인 정부를 심판해야한다는 명분으로 중진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해놓고서 정작 본인은 종로 출마를 미루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황 대표는 당 내 기류를 바꾸고 갈등을 봉합해 한국당 전체 총선 전략에 힘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가 종로 출마로 마음을 굳히면서 전체 선거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황 대표와 맞대결을 펼치게 된 이낙연 전 총리는 지난달 23일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이 전 총리는 "우리의 역사와 얼이 응축돼 숨쉬는 '대한민국 1번지' 종로에서 정치를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은 크나큰 영광"이라며 "역사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4·15 총선의 최고 책임을 분담하게 되는 것도 과분한 영광"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설에 대해 "상대 당 결정에 제가 이런 말 저런 말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제 개인의 마음을 말씀드리자면 신사적인 경쟁을 펼쳤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