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7일 "이번 선거는 일대일 경쟁이 아닌 문재인 정권과 황교안의 싸움"이라며 서울 종로 출마 선언을 했다. 지난달 3일 이뤄진 수도권 험지 출마 선언 이후한 달여 만이다. 이로써 종로에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 대표 간의 '미니 대선'이 치러지게 됐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결정 과정은 신중했지만 한번 결정된 이상 황소처럼 나아가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다가올 총선은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살릴 결정적인 기회로,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는 정권 심판의 분수령 될 것"이라면서 "저는 지금 천 길 낭떠러지 앞에 선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는데 나 하나 죽어 당과 나라를 살릴 수 있다면 100번이라도 결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의견은 분분했고 모두 일리가 있었다. 다만 결단은 오로지 저의 몫이었다"라면서 "당 대표로서 이미 나라를 위한 것이라면 내려놓겠다고 한 제가 무엇을 마다하고 두려워하겠는가"라고 호소했다.
또 "저 황교안, 오직 두려운 것은 문재인 정권이 대한민국을 무너트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라며 "1년 전 전당대회 당시 출사표를 다시 읽어봤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던지자고 스스로 다짐했었다"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앞선 6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내부에서 황 대표의 종로 출마를 강하게 주장한 것과 관련해 "공관위원들이 공관위원회의 아닌 곳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공관위에서 그런 모든 의견(종로 출마 등)을 다 수렴하리라 생각한다"며 "제 문제는 우리 당의 승리와 통합을 위해 큰길을 가고 있는데 그것에 도움이 되는, 가장 적합한 시기와 때를 판단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공관위는 당초 7일에서 10일로 연기됐다. 공관위는 이 회의에서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여부 등을 매듭지을 예정이었다. 이 같은 공관위의 결정을 두고 일각에선 황 대표에게 종로 출마 등을 결단할 수 있는 시간을 내어 준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이 전 총리와 황 대표의 대결이 성사되면서 이번 4·15 총선에서 종로는 사실상 대선 전초전이 됐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