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정우성이 극중 캐릭터와 비슷한 시련을 경험했다고 털어 놓았다.
배우 정우성은 6일 서울시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인터뷰에서 "태영이처럼 한탕주의를 꿈꾼 적은 없지만, 절박했던 상황은 있었다"고 고백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코너에 몰린 사람들 앞에 등장한 돈가방을 놓고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정우성은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탕을 꿈꾸는 태영 역을 맡았다.
태영은 출입국관리소 직원으로 남들이 보기엔 부족할 것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술집 마담이던 애인 연희(전도연)가 빚만 남겨 놓고 사라지면서 인생이 꼬이는 캐릭터다. 고리대금업자 박사장(정만식)에게 불려다니며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한탕'을 계획한다.
전작 '증인'에서 젠틀하고 올바른 매력을 보였던 정우성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는 우유부단하고 어리바리한 태영을 보여준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 속에 블랙 코미디를 담당하며 사건의 핵심 키를 담당한다.
정우성은 "10대 때 학교를 자퇴하고 세상에 아무 것도 없이 맨몸으로 나와서, 어디에 서야 할지 모르는 상황도 있었다"며 "혼자 아르바이트도 하고, 모델도 하고, 그러다가 모델 에이전시가 사라져서 받아야 할 돈을 떼이기도 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그럼에도 정우성은 "그때도 제가 가졌던 건 제 막연한 꿈이었지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다"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중만 어머니(윤여정)가 '사지 멀쩡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하지 않나. 그걸 개개인에게 받아들이라고 강요할 순 없지만 자신을 믿었을 때 온전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생을 살면서 신념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우성은 "나의 행운의 부적은 '신념'"이라고 밝히면서 "어떤 일을 할 때라도 자신을 믿는다면 어떤 난관이 와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자신을 믿는다면 다른 물질이나 대상을 놓고 탓할 필요도 없다"는 신념을 밝혔다.
한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본래 오는 12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우려로 연기됐다. 변경된 개봉일은 미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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