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시장 기대를 소폭 밑도는 작년 실적을 발표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망 구축과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부은 출혈경쟁이 발목을 잡았다. 단 무선사업과 미디어·콘텐츠사업이 나란히 성장하면서 5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은 수성했다.
KT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이 24조3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작년 영업익은 1조1510억원으로 8.8% 감소했다.
증권투자업계의 추정 매출액(24조2775억원)과 부합하나 영업익 예상치(1조1764억원)에는 못 미친 성적이다. 네트워크 투자,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영업익이 감소했다고 KT는 설명했다.
지난해 KT의 설비투자(CAPEX) 집행액은 5G 기지국 확대로 전년 대비 65% 급증한 3조2568억원을 기록했다. KT는 이날 연간 마케팅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NH투자증권은 KT가 지난해 마케팅 비용으로 2조7000억원가량을 썼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별 성적을 보면 무선, 미디어·콘텐츠사업 성장이 눈에 띈다.
무선사업 매출은 6조9707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했다. 이 중 무선서비스 매출은 5G 가입자 증가로 전년 대비 0.7% 늘어난 6조566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4분기 무선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는 전년대비 0.3%, 전분기 대비 1.8% 감소했다. 멤버십 포인트 사용액을 매출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회계기준이 바뀐 영향이다. 기존 방식으로 산정한 4분기 ARPU는 5G 가입자 확대 효과로 전년 대비 2.1%,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전체 무선 가입자는 2192만명으로 연간 80만명 순증했다. 5G 가입자는 142만명으로 전체 후불 휴대전화 가입자의 10% 수준까지 늘었다. 전체 5G 고객의 82% 이상이 월 8만원대의 5G 완전 무제한 요금제 '슈퍼플랜'을 사용 중이다.
현재 5G 기지국 수는 개통 기준 7만1000여개를 넘어섰다. KT는 올해 생활과 밀접한 주요 건물을 중심으로 실내 커버리지를 대폭 확대하고, 5G 단독모드(SA) 도입으로 서비스 품질을 한층 더 높일 계획이다.
유선사업 매출은 4조69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줄었다. KT는 "한때 연간 8% 매출 감소를 기록했던 유선사업은 점차 유선전화 감소세가 둔화되고 기가인터넷이 성장하며 매년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주력 상품인 기가인터넷 가입자는 5년 연속 증가해 전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61%까지 성장했다. 꾸준한 가입자 확대에 힘입어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년 대비 0.9% 늘어난 2조157억원을 올렸다.
미디어·콘텐츠사업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다. 전년 대비 13.5% 증가한 2조7400억원의 성적표를 받았다. KT '올레TV' 전체 가입자는 835만명으로 집계됐다. 부가서비스 매출도 함께 늘면서 별도 기준 미디어 매출은 전년 대비 15.4% 늘었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지니뮤직 가입자 증가, KTH T커머스 사업 성장 등 그룹사 성장이 지속되면서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금융사업 매출의 경우 BC카드 국내 가맹점수수료 인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0% 줄어든 3조4118억원을 나타냈다. 기타서비스 매출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이 호조를 보였으나, 추진 중이던 부동산 분양이 완료되면서 전년과 유사한 2조42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지난해 KT는 최고의 네트워크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5G·기가인터넷 등 차세대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핵심 사업에서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효율적 투자와 비용 집행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5G와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적극 발굴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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