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한가운데로 들어가 불끄는 공중진화대

입력 2020-02-10 17:17
수정 2020-02-11 03:04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7시20분께 강원 정선군 북평면 나전리의 백석산 7부 능선에서 산불이 났다. 산불은 강풍을 타고 3㏊ 이상 산림을 태우며 번지기 시작했다. 산림청 산림항공본부는 소속 헬기 네 대와 공중진화대 열 명을 신속히 현장에 보냈다. 백석산은 암벽이 많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다. 공중진화대 대원들은 헬기에서 레펠을 타고 하강해 불갈퀴 등의 장비로 저지선을 구축한 뒤 산불과 사투를 벌여 다음날 오전에 큰 불길을 잡았다.

산림청 산림항공본부는 갈수록 대형화하는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공중진화대 인원을 2021년까지 120명으로 확대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소속 공중진화대는 1997년 40명으로 창설됐다. 급경사지, 암석지, 고압선 등 산불 진화가 어려운 곳에 내려 방화선을 구축하고 주불을 진화한다. 이런 임무로 창설 초기에는 특수부대 출신을 선발했지만 최근에는 임업직 공무원으로 채용해 일반인도 지원할 수 있다. 공중진화대 대원 88명은 산림항공본부가 있는 원주와 진천, 함양, 울진, 제주 등 전국 11개의 항공관리소에 배치돼 있다. 이들은 최근 5년(2015~2019년)간 산불 진화를 위해 200곳에 489회 출동했다.

이들은 산불 진화 외에 산림병해충방제, 산림사업지원, 산악 인명구조도 담당한다. 최근 5년간 산불감시카메라 및 등산로 설치 등 4355건의 화물을 운반했다. 산악 인명구조에도 앞장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40회 출동해 306명을 구조했다. 지난해에는 소나무, 밤나무 등의 병해충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소독을 위해 각각 3만1150㏊, 2만2106㏊의 항공 방제를 돕기도 했다.

원주=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