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화학부문 2.7兆 투자…증설 마무리 땐 실적개선 본격화

입력 2020-02-06 15:05
수정 2020-02-06 15:07
GS는 정유·화학, 유통, 발전을 주력으로 하는 GS그룹의 지주회사다. 중간 지주회사인 GS에너지를 통해 하루 정제 처리량 기준 국내 2위 정유회사인 GS칼텍스 지분 50%를 갖고 있다. GS E&R, GS EPS, GS파워 등 발전 자회사를 통해 석탄·가스·신재생 발전과 집단 에너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유통 사업을 담당한다.


GS는 여러 사업을 거느린 지주회사 특성상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실적이 장점이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18조원, 영업이익은 2조1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실적이 전년보다 부진했지만, 발전 자회사인 GS EPS와 유통 자회사인 GS리테일의 영업 개선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이 예상된다. GS칼텍스의 화학 부문 증설이 끝나는 2021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GS칼텍스의 하루 정제 처리량은 80만 배럴이다. SK이노베이션에 이어 국내 2위다. 1967년 미국 칼텍스와의 합작으로 세워진 국내 최초의 민간 정유사다. GS칼텍스 사업은 크게 세 부문으로 나뉜다. 하나는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등유, 경유 등 석유제품을 만들어 파는 정유사업부다. 두 번째는 화학사업부다. 원유 사업에서 나온 나프타로 파라자일렌(PX), 벤젠, 톨루엔 등 방향족 계열 화학제품을 만든다. 중질유 분해시설(RFCC)에서 생산되는 프로필렌을 판매하거나 이를 가공해 폴리프로필렌을 만들기도 한다. 세 번째로 윤활유의 원재료가 되는 윤활기유를 생산하는 사업부가 있다.

2018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유가와 정제마진의 약세로 작년 영업이익은 1조원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셰일 오일 증산으로 공급 과잉이 심해졌다. 중국 대형 민간 정유사들의 증설로 역내 석유제품 공급도 수요를 초과하고 있다. 중국 민간 정유사는 작년부터 국내 정유사들의 효자 화학제품인 파라자일렌을 생산하는 공장을 증설해 자급률을 높여가고 있는데, 이는 GS칼텍스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연료의 황 함량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 이른바 ‘IMO 2020’ 효과다.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 상한 기준을 3.5%에서 0.5% 이하로 낮추는 환경 규제다. 이에 따라 선박들은 저유황유(LSFO)를 연료로 써야 한다. 아니면 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다만 저유황유는 현재 생산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유사들은 디젤과 고유황유를 혼합한 선박용 경유(MGO)를 판매해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정유사들의 경유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적으로 석유제품 수요는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 탈내연기관이 가속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GS칼텍스는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화학 부문 강화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혼합분해시설(MFC) 증설에 2조7000억원을 투입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나프타분해시설(NCC)에 나프타와 정유설비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함께 투입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 이를 활용한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2021년 2분기 준공 예정이며 에틸렌은 연간 70만t, HDPE는 연간 50만t 생산할 계획이다.

GS에너지는 8000억원을 들여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C4유분 및 비스페놀A(BPA)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석유화학 시황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증설로 어렵지만 정유 설비 부산물을 이용해 기존 NCC보다 높은 원가 경쟁력을 갖춘다면 연간 1500억원 수준의 안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