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기대를 모으던 중국 내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 재개' 논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5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의 우한 폐렴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490명, 누적 확진자는 2만4000명 이상이다.
시진핑 지도부가 "신종 코로나 대응이 부족했다"고 시인한 만큼, 시 주석은 당분간 외교보다는 자국 내 신종 코로나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초 다음달로 점쳐진 방한도 불투명해졌다.
국내 언론도 시 주석의 방한 일정이 3월에서 6월로 미뤄질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일단 청와대와 외교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한 상황이다.
게임업계는 시 주석의 방한 일정 지연을 우려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시 주석 방한을 기점으로 논의될 것으로 기대했던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의 판호 발급 재개가 다시 불투명진 데 대한 걱정이다.
중국은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논란 이후 한국 드라마나 게임 등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는 한류 금지령을 내렸다. 이후 2017년부터 중국은 뚜렷한 이유 없이 한국산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신종 코로나 확산은 올 봄으로 예정된 시 주석의 방한을 지연시키거나 최악의 경우 취소시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판호 재개라는 한국 게임의 중대한 전환점이 미뤄지거나 무산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판호 재개에 대한) 우리 정부와 민간의 의지와 노력이 결집된 상태에서 예의주시하던 터에 갑작스럽게 터진 신종 코로나 탓에 판호 재개 역시 연기되거나 해를 넘길 수 있다"며 "판호 문제는 중국 최고지도자 의지 없이 재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판호 발급을 대기 중인 국내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이다. 국내 게임 산업은 중화권 시장 의존도(지난해 기준 46.5%)가 높아 중국의 판호 발급이 절실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쉽지 않은 상황 같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어야 판호 문제 실마리도 풀리지 않겠느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