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격려한 우한 영사, '조원태 밥숟가락' 발언으로 시민단체에 고발당해

입력 2020-02-05 14:15
수정 2020-02-05 14:17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했던 중국 우한 총영사관의 정다운 영사가 5일 시민단체로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을 당했다.

정 영사는 우한 교민을 전세기에 태워 보낸 뒤 '펑펑 울었다'는 소감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화제가 된 인물이다.

하지만 정 영사는 이 과정에서 "고생해서 전세기 마련했는데 밥숟가락 얹으려고 대한항공 조 회장이 비서 둘 데리고 비행기 타서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서 자리가 모자랐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시민단체 바른기회연구소는 이날 정 영사를 조원태 회장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바른기회연구소는 정 영사 발언으로 조 회장 개인의 명예뿐만 아니라 기업 평판에도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바른기회연구소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대한항공은 공익적 취지로 엄청난 기업 손실을 감수하고 '우한 교민 이송' 전세기를 투입했다. 대한항공의 희생으로 우한 교민 수송이 안전하게 이루어진 것"이라며 "그럼에도 정 영사가 편향된 시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해 조 회장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조성환 바른기회연구소 소장은 "정 영사 숟가락 발언을 뉴스로 접하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면서 "정 영사는 공직자로서 당연히 자기 할 일을 한 것이고 오히려 조 회장이 희생한 것 아닌가. 정 영사가 조 회장에게 숟가락 얹었다고 지적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 영사 주장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은 별도의 비서를 동행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전세기를 띄우는 것은 기업으로써도 희생을 감수한 것인데 숟가락을 얹었다는 표현은 과하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중국 우한과 인근 지역에서 우리 교민과 유학생 701명을 전세기로 귀국하도록 했다.

해당 전세기에는 기장과 승무원 등 대한항공 직원이 15명씩 탑승했다. 막판까지 정부와 탑승 여부를 조율한 조 회장도 함께했다.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이 운항항공사 책임자로서 탑승했다"며 "승무원들의 자원에 대한 감사 표시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위해 동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