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멈추는 현대차, '와이어링 하네스 대란'

입력 2020-02-05 16:20
-7일부터 현대차 전 공장 셧다운, 쌍용차도 4일부터 중단

-자동차의 신경망 와이어링 하네스,1차 벤더공장 중국에 밀집

-현대차 노조, "핵심부품 인소싱 해야"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당분간 정상가동

현대자동차가 신종 코나바이러스로 인한 중국 내 부품(와이어링 하네스) 수급 문제로 국내 전 생산공장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춘다. 최근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판매 신장률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제동이 걸린 것.

5일 현대차와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울산 1~5 공장과 전주, 아산 등 국내 전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된다. 잠정 휴업 기간은 오는 11일까지로 정했지만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울산 5공장은 4일부터 제네시스 G70과 G80, G90 생산을 중단한 상태이며 벨로스터와 코나가 생산되는 1공장 역시 가동을 멈춘다.



이번 결정은 와이어링 하네스를 납품하는 중국 내 협력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9일까지 공장 가동을 하지 못한데 따른 여파다. 그러나 9일 이후에도 중국 공장이 가동되지 않으면 생산 재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반면 아직까지 재고 여력이 남아 있는 기아차의 경우 이번 주 생산량 조정에 나서면서 화성공장과 광주공장의 휴업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쌍용차 역시 12일까지 평택공장의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코리아로부터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받아왔지만 중국 옌타이 공장이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휴업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지난달 말 열릴 예정이었던 대주주의 투자자금 투입과 추가 자구책 논의에 대한 이사회가 연기됐고 4일 예고된 기업설명회도 취소된 상태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자동차의 각 시스템으로 전기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부품으로 전선과 커넥터, 전원분배장치 등이 결속된 부품이다. 현대차에 납품하는 1차 협력체인 경신과 유라, THN 등이 모두 주력 공장을 중국에서 가동하고 있어 이번 사태로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공급받는 물량이 80%에 달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정부품을 중국 공장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현대차 노조도 비판하고 나섰다. 노조는 4일 성명서를 통해 "사측 경영진이 천재지변에 대비해 부품 수급망에 대한 옵션을 준비하지 못했으며 이는해외공장 생산 제일주의가 빚은 참극"이라며 "지금이라도 핵심부품의 인소싱과 해외공장의 유턴 전략을 통해 상시 위기 대응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국내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부품조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중국 의존 비율이 높아 단기 공급 차질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중국 부품 공장이 생산을 재개하면 부품조달에 소요되는 기간을 이전 보다 단축하는 등 연간 생산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의 경우 오는 11일부터 단기간 공장 가동 중단에 대해 검토 중이지만 남미 등 르노-닛산의 글로벌 부품 공급망이 있어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지엠은 이번 주까지 정상 가동하되 사안이 장기화될 경우를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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