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이 외국인 방문객 증가에 힘입어 20조원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같은 기조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면세점 업계가 영업단축에 나서고 있어서다.
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24조8586억여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매출(18조9601억여원)보다 31.1% 증가한 수준이다.
이 중 외국인 매출은 20조8129억여원으로 전체 매출의 83%나 차지했다. 내국인 매출은 4조456억여원으로 처음으로 4조원대를 넘어섰다.
외국인 방문객이 증가하고, 내국인은 소폭 줄었지만 객단가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방문객은 2001만6150명으로 2018년(1819만여명)보다 9.9% 늘었고 내국인 방문객은 2842만7360명으로 5% 줄었다.
특히, 외국인 방문객은 3년 만에 2000만명을 돌파했다. 2016년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었지만,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1500만명, 1800만명대로 줄어든 바 있다.
외국인 방문객이 늘어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객단가가 감소하는 조짐도 엿보인다. 지난해 12월 매출은 2조2847억원으로 전달보다 0.1% 소폭 줄었다. 중국 광군제(光棍節) 영향으로 전달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12월 외국인 방문객이 177만3029명으로 전달보다 늘었지만 같은 기간 소비액은 1조9472억원으로 0.8%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올해도 외국인 방문객이 2000만명대를 유지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에상된다. 올해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면세점 업계가 단축 영업에 돌입해서다.
롯데면세점은 이날부터 서울 명동 본점과 코엑스점, 월드타워점, 부산점 등 시내면세점 4곳의 영업시간을 2시간 가량 단축한다.
당초 명동 본점은 오후 9시, 월드타워점과 코엑스점은 오후 8시30분, 부산점은 오후 8시까지 영업했지만 모든 점포의 문 닫는 시간을 오후 6시30분으로 앞당겼다.
신세계면세점도 이날부터 시내면세점 단축 영업을 실시한다.
서울 명동점과 강남점은 기존 영업시간이 오전 9시∼오후 8시30분, 부산점은 오전 9시30분∼오후 8시였지만, 오전 9시 30분∼오후 6시30분으로 영업시간을 옮겼다.
서울 용산의 신라아이파크면세점도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30분까지로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면세점 업계는 신종코로나 사태가 확산하는 만큼 직원과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