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제조업체 국순당에 주주명부 열람을 요청한 디앤에이치투자자문이 일각에서 등장한 적대적 인수합병(M&A)설에 대해 전혀 그럴 의도가 없다고 해명했다.
김형태 디앤에이치투자자문 대표는 5일 “시장에 불필요한 오해를 주고 싶다 않다”며 “주주명부 열람요청은 다른 주주들과 소통하기 위한 행동으로, 국순당의 최대주주 지분율 및 자기주식 지분율을 고려하면 지분구조상 적대적 인수를 할 수가 없고, 할 의도도 없다”고 해명했다.
국순당은 지난 3일 장 마감 후 경영권 분쟁 소송이 제기됐다며 디앤에이치투자자문이 작년말 기준 국순당의 주주명부를 열람 및 등사할 것을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4일 코스닥시장에서 국순당 주식은 260원(7.56%) 오른 3700원에 마감했다. 국순당은 2015년 이후 2018년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신고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작년에도 연간 영업손실을 신고할 경우 국순당은 코스닥위원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디앤에이치 측은 자신들이 국순당 지분을 매입한 것이 경영권 장악과는 무관한 특수상황 투자전략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특수상황 전략은 가치투자 전략의 일종으로 공개매수, 자산매각, 악재성 뉴스 등 각종 기업가치 변화를 포착해서 투자대상을 발굴하는 전략을 말한다.
김 대표는 “국순당은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있지만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상태로, 자회사는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며 “상장폐지만 피할 수 있다면 좋은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국순당의 작년 3분기 기준 자산총계는 2108억원으로, 시가총액(4일 기준 661억원)의 3배에 달한다.
디앤에이치투자자문은 2017년 설립된 투자자문사로, 특수상황 전략을 통한 저위험 중수익 투자를 추구한다. 지난달부터는 키움증권과 협업해 키움증권이 출시한 ‘D&H 액티브 가치투자 랩’ 상품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