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철 이사장 "발달장애·학교밖 청소년, 음악으로 치유하죠"

입력 2020-02-04 17:31
수정 2020-02-05 03:33
“발달장애 청소년뿐만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도 음악으로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오지철 하트하트재단 이사장(71·사진)은 음악을 통한 문화복지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하트하트재단은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 1988년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다. 지금까지 총 30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1975년 완구 제조업체인 조선무역을 창업한 이 회장은 심장이 뛰는 곰인형인 ‘하트투하트베어’로 성공을 거뒀다. 오 이사장은 2018년 1월부터 곰인형의 이름을 딴 하트하트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하트하트재단은 2006년 발달장애 청소년으로 구성된 ‘하트하트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주목받았다. 이외에도 국내외 장애 아동의 교육과 치료 지원사업, 장애 인식개선 복지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오 이사장은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하나의 작은 사회인 오케스트라 안에서 규칙을 지키고 음악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트하트오케스트라가 캐나다, 미국, 일본 등을 찾은 데 이어 올해는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연주회를 열 계획”이라며 “한국의 문화복지 수준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하트하트재단의 음악을 통한 문화복지는 ‘학교 밖 청소년’에게도 퍼져나갔다. 오는 20일 하트하트재단과 신한은행이 함께하는 음악회 ‘하모니’가 서울 가락동 하트리사이틀홀에서 열린다. 학교 밖 청소년 50명이 뮤지컬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성악곡을 준비한 데 이어 올해는 뮤지컬을 주제로 잡았다. 재단은 하트하트오케스트라를 통해 쌓은 음악 교육 노하우를 전수했다. 오 이사장은 “발달장애 친구들뿐 아니라 정규 교육과정에서 이탈한 학교 밖 청소년들이 쉽게 사각지대에 노출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음악을 통해 사회적인 관계를 맺는 경험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 이사장은 문화예술 분야에 오랫동안 공헌한 인물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한국관광공사 사장, TV조선 대표를 지냈다. 현재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과 광화문문화포럼 회장을 맡고 있다.

특히 광화문문화포럼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광화문문화예술상’을 신설했다.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제1회 광화문문화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오 이사장은 “포럼 회원들만 지식과 교양을 쌓는 수준을 넘어서 사회 전체에 문회예술의 가치를 전하고 싶다”며 “한국 사회가 점차 각박해지고 양극단으로 갈라지는 상황에서 ‘교양 있는 품격 사회’로 거듭나는 데 광화문문화포럼이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