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발생한 지 두 달도 안 돼 누적 사망자가 420명을 넘어섰다. 진원지인 우한은 치사율이 5%를 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4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우한 폐렴 누적 확진자는 2만438명, 사망자는 425명이라고 발표했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80%는 60세 이상이며 남성이 3분의 2인 것으로 집계됐다.
발병지 우한이 포함된 후베이성의 누적 확진자는 1만3522명, 사망자는 414명에 달했다. 중국중앙TV(CCTV)는 후베이성의 사망률은 3.13%로 중국 다른 지역의 치사율 1.18%의 세 배에 이르며, 특히 우한 지역은 5.15%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우한에선 병상 1000석 규모의 병원을 두 곳 지어 가동한 데 이어 경기장 등 세 곳에 ‘컨테이너 병원’을 설치해 환자를 격리하기 시작했다. 병상 수는 총 3400개다. 우한시는 “경증 환자도 우선 집이 아닌 시설에 격리한 다음 상태가 나빠지면 근처 병원으로 이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홍콩에선 우한 폐렴 환자가 처음으로 사망했다. 중국 이외 지역에선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와중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공무원들에게 ‘마스크 금지령’을 내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람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수요가 치솟는 가운데 홍콩 정부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서의 공무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정작 람 장관 본인은 이날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