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1인당 9500만원 지급"…우크라, 여객기 배상금 즉각 거절

입력 2020-02-03 20:05
수정 2020-02-04 01:31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초 이란 테헤란 근처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피격·추락 사건 희생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이란 측이 제안한 액수가 너무 적다며 금액 인상을 요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국 TV 채널 ‘1+1’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사망자 1인당 8만달러(약 9500만원)를 제안했지만 우리는 동의하지 않았다”며 “내가 보기에 이는 아주 적은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더 많은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정밀한 해독을 위해 사고기 블랙박스를 우크라이나에 넘길 것을 이란 측에 촉구했다. 그는 “이란 측이 블랙박스 해독을 위해 우리(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이 3일 테헤란으로 갈 것을 제안했지만 우리는 블랙박스를 가져오고 싶다”며 이란에서 블랙박스를 완전히 해독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우크라이나가 그것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8일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가기 위해 이란 수도 테헤란을 출발한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 이 사고로 여객기에 탑승했던 167명의 승객과 9명의 승무원 등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에 따르면 이란인 82명, 캐나다인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승무원 9명 포함), 스웨덴인 10명, 아프가니스탄인 4명, 독일인 3명, 영국인 3명 등이 숨졌다.

이란 당국은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실수로 발사된 이란군의 러시아제 토르-M1 미사일 두 발에 맞아 격추됐다고 확인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hc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