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두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퇴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폐렴 증상이 호전된 데다 두 차례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2번 환자(55·남)는 폐렴 증상이 호전돼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중지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도 음성으로 확인돼 퇴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번 환자는 지난달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근무하다 지난달 22일 한국으로 입국한 후 발열 증상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증상이 사라지면 24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PCR 검사를 한다. 몸속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바이러스가 사라진 뒤에도 재활치료 등을 위해 병원에서 추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도 있다.
2번 환자의 퇴원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 퇴원 기준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등을 두고 임상 의사들과 논의할 계획이다. 이 환자가 퇴원하면 국내에서 처음 나오는 완치 사례가 된다. 중국에선 치사율이 3%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본 태국 등에서는 이미 완치 환자가 나왔다. 이런 치료 경험은 다른 환자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다. 정 본부장은 “환자별 치료제는 잘 알지 못한다”며 “국내에서 많이 쓰는 항바이러스제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로 쓰이는 약물이기 때문에 동일한 약이 아닐까 추정한다”고 했다.
이 환자를 포함한 국내 15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안정적으로 치료받고 있다. 국내 환자 중 남성은 10명(66.7%)이다. 평균 연령은 42.9세(25~62세)다. 이들과 접촉한 사람은 913명이다. 환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밀접하게 접촉해 자가격리 대상인 사람은 474명, 일상적인 접촉을 해 증상 유무만 확인하는 사람은 439명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