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는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말이 옛말이 됐다. 온라인을 통해 가구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점점 늘면서 지난해 온라인 가구 시장(거래액 규모)이 3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건설·부동산 경기 악화로 실적이 침체된 가구업계가 온라인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눈치를 보면서 소극 대응하던 전략을 바꿔 온라인 시장에 사활을 걸 태세다.
3.5조원으로 팽창한 온라인 시장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온라인 가구 거래액은 약 3조700억원으로 집계됐다. 12월 거래액까지 합치면 약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년 전 거래액(약 2조6100억원)보다 30%가량 늘어난 수치다. 최근 ‘모바일 쇼핑족’이 급증하면서 매장을 방문해 구매하는 대표적 품목이던 가구까지 온라인으로 사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가구업계는 저마다 올해 실적 부진의 돌파구로 온라인사업을 꼽고 있다. 지난해 말 취임한 강승수 한샘 회장은 “이르면 3년, 늦어도 7년 안에 온라인 시장에서 매출 1조원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샘의 온라인 매출은 2000억원 선에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한샘이 내세우는 건 ‘직배송·직시공 서비스’다. 한샘 제품뿐 아니라 한샘몰에 입점한 업체의 제품까지 한샘 시공 계열사인 한샘서비스원이 도맡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의 택배사업자로 선정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영업 중심이던 대리점이 온라인을 통해 집객할 환경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인수한 인테리어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인 인스테리어를 통해서다. 인스테리어는 전국 6000여 개 맞춤 시공 사례를 온라인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고, 소비자와 원하는 인테리어 제휴점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전국 450여 개 한샘리하우스 대리점을 인스테리어에 입점시켜 온라인 집객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온라인에서 한판 붙는 1·2위
업계 2위인 현대리바트도 온라인 부문 매출 증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에 쏠린 사업 구조를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서다.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온라인 사업부문 매출은 약 1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늘었다.
증가하는 온라인 가구 주문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현대리바트는 최근 1395억원을 투자해 리바트 스마트팩토리를 짓고 있다. 완공되면 물류 저장공간은 기존 2만3000㎡에서 6만6000㎡로 약 2.5배로 늘어난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리바트 스마트공장 중 물류센터만 올 상반기 먼저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제품 구매 과정의 편의성을 크게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리바트몰과 윌리엄스소노마 브랜드몰 등 운영 중인 4개 각기 다른 온라인몰을 통합한 새 온라인 스토어를 구축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종합 건축자재 계열사인 현대L&C와 협업한 리모델링 패키지 제품도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온라인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엄익수 현대리바트 B2C사업부장은 “온라인 사업부문에서만 매년 10% 이상의 신장률을 기록해 2024년까지 연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