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해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집단 폐렴 환자가 발생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 신종 코로나는 한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캐나다 등 대륙을 넘어 퍼져가고 있다.
확산 속도도 빨라 1월 10일 첫 사망자가 발생한 후 불과 3주 만에 확진자 수는 1만 명을 돌파했고 사망자 수도 300명을 넘었다. 세계보건기구, 즉 WHO는 지난 달 31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국제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한국 정부도 1월 27일, 감염병 재난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신기자들과 함께 국내외의 다양한 이슈들을 살펴보는 아리랑TV의 신개념 뉴스 토론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에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다.
프랑스 공영방송 RFI의 프레데릭 오자르디아스(Frederic Ojardias) 기자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SARS?중동 급성 호흡기 증후군)와 비교했을 때 사망률은 낮지만 확산력이 크다. 그래서 확실히 단정하긴 어렵다”면서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가 더 위험하다고 본다. 기자로서 중국이 발표한 자료를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자세한 현황을 다 알지 못하다는 것이 (이번 사태에) 크게 작용하고 있다. 꽤 심각한 상태인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일본 NNA의 사카베 테츠오(Sakabe Tetsuo) 기자는 “본 사태는 2003년 사스 때와는 여러모로 차이가 있다. 먼저 중국은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GDP도 세계 2위다. 또한 SNS의 확산을 통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것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두 가지가 과거의 경우와 다른 점”이라고 분석했다.
사카베 테츠오 기자가 언급한 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인터넷과 SNS에는 질병과 관련된 부정확한 정보, 왜곡된 소문과 괴담이 활개 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관계부처는 표현의 자유를 넘는 가짜뉴스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단호하게 대처해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블룸버그BNA(Bloomberg BNA)의 켈리 카슬리스(Kelly Kasulis) 기자는 “아직 바이러스에 대한 모든 것이 알려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보는 바뀔 수도 있다. 그래서 기사를 쓰거나 뉴스로 정보를 제공하면서 과거에 제공한 정보들이 틀렸다면 이에 대한 수정과 빠른 업데이트가 필요하며 대중에게 혼란을 주어서는 안 된다. 한편으로는 한국에선 ‘확진 환자가 몇 명이다’ 등의 뉴스가 보도되면서 대중들이 굉장히 심각하고 무섭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기사 작성 시) 더 책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 상황을 보도하는 기자의 태도에 대해 언급했다.
프레데릭 오자르디아스 기자 또한 “사람들이 이 상황에 대해 더 잘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하면 사람들이 정부의 말만 듣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현 사태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게끔 도울 수 있다”고 의견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는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자 세계 제조업의 기지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전염병으로 인해 중국 경제가 침체될 경우 세계 경제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프레데릭 오자르디아스 기자는 “사스가 발병했을 당시 세계 경제에 40억 달러만큼의 피해를 입혔다는 분석이 있다. 그 기준으로 봤을 땐 확진자 수가 더 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한 피해액이 훨씬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의견을 이야기했다.
켈리 카슬리스 기자는 “이미 관광업에서는 중국뿐 아니라 많은 아시아 지역이 영향을 받고 있다. 프랑스에는 아시안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와 마찬가지이며, 안타깝게도 아시아권 나라와 인종에 대한 구분 없이 무분별한 차별을 가하며 무지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중국뿐 아니라 일본이나 한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관광산업의 위축을 예상했다.
중국에서 신종코로나의 누적 사망자 수가 361명에 달하면서 2003년 사스 때를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8일, 중국 우한에서 첫 확진자, 환자가 발생했는데 당국은 확진자가 속출해도 축소, 은폐했고 1월 18일부터 확진자수를 통합 발표했다.
중국 당국이 진앙지로 추정한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도 2주가 지난 후에 폐쇄했고 한 달이 지난 1월 23일에야 우한 봉쇄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우한이 봉쇄되기 직전까지 500만 명이 해외로 빠져나갔으며 우리나라에도 6천400여 명이 입국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급해진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국력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하루 새 57명이 숨지는 등 증가폭이 더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3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7천205명, 사망자는 361명이라고 발표했다.
사망자와 확진자 모두 사스 때보다 증가 속도가 빠른 상황이다. 사스 당시 중국 본토에서는 5천327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349명이 숨졌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포린 코레스폰던츠>는 4일 밤 10시 35분에 방송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