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MVNO)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가 대폭 늘어난다. LG유플러스가 자사 5G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를 확대했다. 정부가 5G 알뜰폰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LG유플러스가 알뜰폰 1위 업체인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인수하면서 5G 알뜰폰 요금제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5G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이 여전히 비싸 알뜰폰 활성화로 이어지기엔 역부족이란 전망도 나온다. 알뜰폰 이용자가 저가 요금제를 선호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알뜰폰 8곳 5G 요금제 내놔
LG유플러스는 자사 5G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 8곳이 이달 5G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3일 발표했다. 자회사인 미디어로그, LG헬로비전을 비롯해 큰사람, 스마텔, 에넥스, 에스원, 코드모바일이 이번주 5G 요금제를 출시한다. ACN은 이달 중 5G 요금제를 내놓을 예정이다.
알뜰폰 사업자가 5G 요금제를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10월 국민은행은 알뜰폰 브랜드 ‘리브M’을 통해 첫 알뜰폰 5G 서비스를 내놨다. LG유플러스 5G망을 이용했다. 이로써 LG유플러스 5G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는 9곳으로 늘어난다.
새로 추가된 알뜰폰 5G 사업자가 내놓는 요금제는 두 가지다. 5G 데이터 9기가바이트(GB)를 기본 제공하는 상품(데이터 소진 시 1Mbps(초당 기가비트) 속도로 이용)과 5G 데이터 180GB를 기본 제공하는 상품(소진 시 10Mbps 속도로 이용)이다. 월 이용요금은 사업자에 따라 다르다. 9GB 요금제는 3만~4만원 선, 180GB 요금제는 6만~7만원 선이 될 예정이다.
9GB 요금제는 LG유플러스 ‘5G 라이트’(월 이용요금 5만5000원)와 구조가 같다. 180GB 요금제는 LG유플러스의 ‘5G 스탠다드’(월 이용요금 7만5000원)보다 기본 데이터를 더 많이 제공한다. 기본 데이터 소진 후 속도도 더 빠르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5G 요금제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LG유플러스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사업자의 5G 요금제 도입을 적극 도울 것”이라며 “인기 단말 확보에도 함께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저가 5G 스마트폰 확보 관건
올해 알뜰폰 업체들의 5G 사업 진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와 5G 확대에 집중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5G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사업자가 대폭 늘어난 것도 이 같은 정부 정책의 일환이다. 정부는 지난해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 인수를 승인하면서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조건을 내걸었다. 이 조건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알뜰폰에 5G 도매대가(망이용료)를 자사 요금제의 66% 수준으로 제공해야 한다.
SK텔레콤과 KT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5G 사업자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M모바일, 에스원, KCT 등은 KT망을 활용한 5G 요금제를 내놨다.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은 정부와 5G 도매대가를 협의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5G 알뜰폰이 활성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5G 가입자 중 알뜰폰 비중은 1%에도 못 미쳤다. 알뜰폰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비싼 5G 요금제보다 저가 요금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5G 스마트폰은 여전히 비싸다. 공시지원금을 많이 얹어주기 힘든 알뜰폰 업체에는 부담이다. 다만 삼성전자 등 제조사가 올해 중저가 5G 스마트폰 모델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이 같은 부담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