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협력사와 동반성장으로 '함께 멀리'…계열사별 맞춤형 상생경영

입력 2020-02-03 15:16
수정 2020-02-03 16:41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바른길,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하며 함께 멀리 걷는 협력의 길이어야 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공정 경쟁 없이) 손쉽게 얻은 이윤은 이익으로 포장될 수 있지만 결코 지속 가능한 시장 경쟁력이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고객과 협력사도 우리의 동반자라는 인식을 갖고 함께 도전하고 성공을 나누는 ‘함께 멀리’의 가치를 지켜가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화그룹이 상생경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통해 그룹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한화그룹은 2018년 5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출범했다. 그룹 계열사의 준법경영과 상생경영을 지원하고 감독하기 위한 기구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 및 동반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자율 준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 임직원 대상 법률 교육도 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들은 다양한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다. (주)한화는 2009년 주요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품질, 납기 등을 기준으로 매년 정기 평가를 하고 있다. 우수 협력사에는 구매대금 전액 현금 결제, 홍콩·중국 등의 해외 기술 연수, 이행보증보험 면제, 한화 사업장 견학 등의 혜택을 준다. 우수 협력사로 선정되지 못했지만 ‘양호’ 등급을 받은 협력사들에도 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결제해준다. ‘노력’ 등급을 받은 협력사에는 공정 개선, 품질관리, 보안관리 등의 컨설팅 활동을 지원한다.

한화솔루션의 상생경영은 ‘에너지 효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협력사의 생산설비와 에너지 현황에 대해 컨설팅해 주고 있다. 진단 결과에 따라 에너지 운영 개선을 위한 설비투자 자금 지원까지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화솔루션의 에너지 상생 프로그램에 참여한 현명철 티앤에프머트리얼즈 대표는 “에너지 경영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개선 사항을 반영한다면 원가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토탈은 설비, 연구, 품질 관리 등 분야에서 협력사와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동반성장 범위를 안전관리까지 확대한 점이 특징이다. 과거 사고 사례를 분석해 협력사에 안전관리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16년부터 ‘협력사 안전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협력사 안전 평가는 물론 종합 안전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협력사와 함께 상생협회를 운영하고 있다. 경영 현황 공유, 하도급법 준수, 공정계약 등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업체의 기술력 향상과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0억원 규모의 민관공동펀드를 조성해 항공기 엔진 부품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지원했다. 아울러 해외 선진 기업 견학을 통해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돕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공정거래 문화 정착’ ‘협력사와 소통 강화’ ‘협력사 역량 향상’을 동반성장 전략의 3대 추진 방향으로 선정하고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다. 아울러 임직원 대상 윤리 교육과 엄격한 제도를 통해 글로벌 표준에 맞는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을 이뤄가겠다는 방침이다. 협력사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우수 협력사 간담회도 열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