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 '자기계발 여행' 즐긴다

입력 2020-02-02 15:23
수정 2020-02-02 15:26
한국인 밀레니얼 세대는 여행에서 자기 발전적 활동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행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기과시용이 아니라 강습, 체험 등을 통해 자기만족 또는 자기계발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성향이 두드러졌다. 국내외 여행 시장에서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레저·액티비티 시장의 급성장과도 일맥상통하는 결과다.

밀레니얼 세대는 과감한 자기계발자

호텔 예약 플랫폼 회사 호텔스닷컴이 발표한 세대별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여행을 자기계발의 기회로 삼으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대담한 자기계발자’ 유형으로 정의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인 성인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동안 공개 설문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서 밀레니얼 세대 10명 중 8명은 자기계발 등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여행에 더 많은 돈을 쓸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라면 총 여행경비의 절반 이상을 쓸 수 있다는 응답도 전체의 85%에 달했다.

밀레니얼 세대 10명 중 2명 이상은 아예 여행의 목적 자체를 자기계발에 맞춘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10명 중 3명 이상은 자기계발 여행을 위해서라면 음주, SNS와 인터넷, 외모관리 등 평소 즐기던 활동이나 소비를 과감히 포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자신감 향상, 인생코치, 웃음캠프 등 선호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자기계발 프로그램은 요리와 언어, 사진 배우기 순이었다. 에어비앤비 트립, 클룩, 와그트래블 등 레저·액티비티, 체험여행 예약 플랫폼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프로그램들이다.

청정 자연환경에서 지친 심신을 재충전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힐링·치유 프로그램의 선호도도 높게 나타났다. 온천 등 미네랄이 풍부해 혈액순환과 신진대사 활성화 효과가 높은 수질이 좋은 곳에서 즐기는 온천 테라피, 산림욕, 수영 등이 인기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웰빙과 건강, 행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웰니스(wellness) 선호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개인적인 발전을 위해 향후 즐기고 싶은 자기계발 여행 프로그램으로는 자신감 향상, 음악 치료 등이 꼽혔다. 인생코치 수련회, 웃음 캠프, 회복탄력성 캠프, 울음요법, 수도원 체험, 사교댄스, 서바이벌 여행도 경험해보고 싶은 자기계발 프로그램으로 조사됐다.

“자기계발 여행 후 자신감 얻었다”

가장 인기있는 자기계발 여행지 1위는 미국이 차지했다. 호주와 캐나다, 한국 등도 인기 자기계발 여행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선호하는 자기계발 여행의 동반자로는 10명 중 4명이 친구를 선택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혼행(1인 여행)은 응답 비율이 연인, 가족보다 낮은 19%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 중 40%는 여행을 통해 대인관계를 넓히는 능력을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자기계발 여행의 효과는 ‘진정한 휴식 방법을 배웠다’는 응답이 3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여행 후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게 됐다’는 응답이 26%로 뒤를 이었다. 여행 후 직업을 바꾸거나(30%), 새로운 취미를 갖게 됐다(39%),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정리했다(20%) 등 자기계발 여행이 일상생활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됐다는 응답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