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집 앞에서 신상을 위협하는 방송을 하다 구속까지 당했던 보수 유튜버가 ‘윤석열 지킴이’로 변신해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5일째 “검찰 힘내라”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유튜브 채널 ‘김상진TV’의 운영자인 김상진씨는 29일 오전 8시부터 1시간30분 가량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조국 구속’, ‘문재인 탄핵’, ‘문재인 반대’, ‘검찰 힘내라’ 등의 구호를 계속 외치며 검찰을 응원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김씨는 대검 앞에 ‘당신이 검사냐?’라는 문구가 쓰여진 대형 플랭카드를 붙인 승합차량을 세워두고 그 위로 올라가 ‘문재인 방패 OUT’이라는 피켓을 들고 연신 구호를 외쳤다.
‘당신이 검사냐’는 문재인 대통령 측근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무혐의를 주장한 검찰 고위 간부에게 양석조 대검 선임연구관이 한 항의성 발언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과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등 현 정권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검사들이 최근 ‘좌천성 인사’를 당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김씨는 불과 1년전까지만해도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을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여부를 놓고 검찰의 결정이 예정됐던 작년 4월말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석열 총장의 서초동 자택 앞까지 진입해 유튜브 방송을 했다.
그는 “차량 넘버를 다 알고 있다”, “죽여버리겠다는 걸 보여줘야겠다”라고 위협하며 방송 중 날계란 두 개를 보이며 윤 총장에게 던질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고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해당 영상에 대해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범죄”라며 엄벌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 우원식·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집에도 찾아가 협박성 방송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를 공무집행방해, 협박 등 혐의로 체포해 구속했다. 하지만 작년 5월 그가 법원으로부터 구속적부심을거쳐 풀려나자 검찰측은 “협박 피해가 재발할 우려가 있디”며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검찰은 7월쯤 그를 기소했고, 작년 10월말 열린 첫 공판에서도 무죄를 주장하는 그와 검찰은 대척점에 서 있었다.
김씨가 자신을 구속시키고 재판에 넘긴 검찰 편을 갑자기 들게 된 계기는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사태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구독자가 9만명이 넘는 김상진TV는 조 전 장관 사태 이후 검찰을 응원하는 동영상을 쏟아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이 기각되고, 검찰 관련 법안이 국회에 통과될 때에도 비판 방송을 이어갔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윤 총장의 수사가 방해를 받는 상황에 처해지자 비난의 수위를 더 끌어올렸다. 그는 최근에도 윤 총장 자택앞에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것이 진짜 검찰이다”라며 응원하는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경력은 대중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전남 함평 출생으로 전남대 졸업 후 네이버뉴스 편집자문위원회 위원,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사이버감시단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자유연대라는 시민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