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공포 덮친 항공업계…中노선 중단하고 승무원 마스크 쓴다

입력 2020-01-28 17:50
수정 2020-01-28 18:4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대응에 나섰다. 에어서울을 비롯한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중국 본토 노선의 잠정 중단 소식이 전해졌다. 객실 승무원들은 국토교통부가 전 항공사에 지침을 내리면 마스크 착용에 나설 전망이다.

28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LCC 에어서울은 이날부로 인천~장자제, 인천~린이 노선의 운항을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전 노선 운항 중단은 에어서울이 처음이다. 인천∼장가계 노선은 주 3회(수·금·일), 인천∼린이 노선은 주 2회(화·토) 운항하던 에어서울은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자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또한 해당 노선에 대해서 이달 24일 예약분부터 운항이 재개될 때까지의 비행 티켓에 대한 날짜 변경 및 환불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관련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며 "공항 종사자와 승무원에게도 국제선 전 노선에서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LCC들도 중국 본토 노선 일부에 대해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항공사들은 "우한 폐렴의 확산을 주시하면서 중단 기간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라며 마음을 졸이는 분위기다.

제주항공은 오는 29일부터 부산∼장가계 노선의 운항을 멈추고, 30일부터는 무안∼장자제 노선을 잠정 중단한다. 다음달부터는 무안∼싼야 노선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이스타항공도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청주∼장자제 노선의 운항을 잠정적으로 멈춘다. 진에어는 중국 본토행 노선 두 개 중 하나인 제주∼시안 노선의 운항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우한 노선 신규 취항이 연기된 티웨이 항공도 중국 노선의 스케줄 조정을 검토 중으로 전해졌다.

경쟁 심화 속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여행 자제 운동으로 중국과 동남아로 기수를 돌린 항공사들은 '우한 폐렴' 확산으로 '사면초가' 위기에 처했다. 중국 노선의 매출 비중이 높은 항공사의 경우 실적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실적 기준으로 중국 노선의 매출 비중은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대한항공 13%, 아시아나항공 19% 수준이다. LCC는 제주항공이 15%, 티웨이항공 4% 수준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차적으로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높은 FSC와 제주항공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제주항공을 제외한 저가항공사들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은 낮지만 중국 노선 확대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우한 폐렴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치사율은 낮지만 전염성이 높다는 점이 여객 수요에는 더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국토교통부가 전 항공사에 객실 승무원들의 마스크 착용 허용 지침을 내리기로 하면서 마스크를 쓴 승무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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