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논란' 원종건, 직장에는 '사직서' 냈다는 데 '탈당계'는 아직?

입력 2020-01-28 16:16
수정 2020-01-28 16:18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 원종건 씨가 '미투 의혹' 하루 만에 스스로 자격을 반납했다. '성범죄 개연성이 있다'며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까지 등장한 가운데 아직 민주당에 탈당계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사실 관계를 조사한 후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원 씨의 직장인 이베이코리아에서는 그의 사직서를 수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전 여자친구 A 씨의 미투 폭로에 하루 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원 씨는 28일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원 씨는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억울하다"면서도 "아무리 억울해도 남들 이상의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게 합당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 씨는 민주당 영입인재 발표 이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인수인계 때문에 아직 출근하고 있다"고 밝힌 원 씨는 최근 연차·휴가 등이 남아있어 재직 중인 상태지만 출근은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에서도 원 씨의 사직서 수리가 진행 중이라고.

원 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스스로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민주당 측에 탈당계는 제출하지 않았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 씨가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 홀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것은 공직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면서 "아직 탈당계를 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원 씨 스스로 탈당하거나 당 차원의 제명 계획에 대해서는 "당의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면서 "당사자와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 사이에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 객관적인 조사를 해본 뒤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얘기를 들을 상황이 아니다"면서 '당 차원의 유감 표명 계획 시기'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 역시 원 씨의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미리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원 씨의 당적'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검토해본 바 없지만 지금은 본인이 출마를 포함해 모든 걸 내려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본질적으로 탈당 여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본인이 인재영입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고 하면 탈당은 소소한 이야기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