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성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27일(현지 시각) 중국 보건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번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은 (잠복기 동안)어떤 증상도 보이지 않았고, 잠복기 동안 전염성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샤오웨이 중국 보건위원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바이러스가 1~14일의 잠복기가 있으며 잠복기에도 전염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사스나 메르스는 기침과 재채기 등을 통해 감염됐는데 우한 폐렴은 각막을 통해서도 감염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에서 4번째 확진자가 나오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보건당국이 황당한 대응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귀국한 30대 여성인 세 번째 확진자는 우한 폐렴 증상을 3차례나 호소했지만, 검사조차 받지 못했다. 해당 여성은 심지어 두 번째 확진자와 간접 접촉했다는 사실을 밝혔지만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상하이에서 왔다는 이유로 검역 대상에서 제외했다.
앞서 해당 여성은 김포 공항 입국심사대에서도 우한 폐렴 초기 증상을 호소하며 해열제를 먹었다고 설명했지만 공항 검역소 측은 '정상 체온'이라며 그냥 통과시켰다.
그렇게 국내에 입국한 여성은 이후 병원·호텔·식당·카페 등을 돌아다녔고 총 74명을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네 번째 확진자(56·남성) 역시 귀국 후 5일간 보건당국의 통제 없이 자유롭게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네 번째 확진자는 이 기간 총 172명과 접촉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정부는 안심하라고 하지만 '무증상·잠복기' 감염자에 대해서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6일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 등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너무 불안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