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인재영입에 탈 난 민주당…'이틀에 한 명꼴로 영입' 검증은 언제?

입력 2020-01-28 14:45
수정 2020-01-28 14:49

4?15 총선이 7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대형사고가 터졌다. 2호 영입 인사인 원종건(27) 씨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27일 자신을 원 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A 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 커뮤니티에 "원 씨는 여자친구였던 저를 지속적으로 성 노리개 취급해왔고 여혐(여성혐오)과 가스라이팅으로 저를 괴롭혀왔다"고 주장하는 글을 게시했다.

원종건 씨는 28일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원 씨는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아무리 억울해도 남들 이상의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게 합당할 것 같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인재영입 속도전을 펼치면서 예상됐던 사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말 1호 인재영입을 발표한 후 한 달 만에 14명의 인재영입을 발표했다.

이틀에 한명 꼴이다. 심지어 민주당은 원 씨가 사퇴를 선언한 이날도 14번째 인재영입을 발표했다.

민주당 인재영입과 관련해서는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환경 전문 변호사'를 표방하며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총선 8호 인재로 영입된 이소영(34·사법연수원 41기) 변호사가 실제로는 대한변호사협회에 전문 변호사로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 변협 규정에는 전문 변호사로 등록되지 않은 변호사가 '전문'이라는 표현을 쓸 경우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받도록 돼 있다.

민주당 5호 영입 인사인 청년 소방관 오영환 씨는 조국 전 법무장관 후보자의 입시비리 의혹에 대해 "당시 학부모들이 하던 관행"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원 씨 논란에 대해 당 차원의 유감 표명은 거부했다. 이해찬 대표가 이끄는 인재영입위원회가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둘의 문제니 사적인 영역이다. 이 영역까지는 우리가 염두에 두질 못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원 씨와 관련한 문제제기는 사태가 터지기 전 항간에 회자된 바 있다. 검증의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는 뜻"이라며 "여당의 지도부가 이 같은 문제를 가벼이 여긴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