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출신 연기학원 원장이 미성년자인 학원 수강생을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행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7일 채널A에 보도에 따르면 연기학원 A 원장이 고등학교 2학년인 수강생 B 씨를 1년여간 지속적으로 성폭행 했다고 밝혔다.
수강생 B 씨는 "제 표정에서 감정이 나오지 않는다며 원장실로 불러 몸을 더듬고 '불감증인가?'라고 말했다. 당시엔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고 원장의 행태에 대해 폭로했다.
이어 "다짜고짜 집으로 불러 책방 같은 데서 그냥 딱 하나, '까'(라고 말했다. 여배우가 되려면 감독이나 매니저에게 몸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B 씨는 A 원장이 모텔과 집에서 집요하게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A 원장은 이 수강생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연인 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집으로 부른 것은 촬영 때문이었고 모텔을 여러번 간 건 맞지만 B 씨가 집에 가기 싫다고 해서 간 것 뿐이며 성관계도 없었다"고 말했다.
B 씨는 원장에게 정신적으로 세뇌된 상태라 성폭행을 거부하지 못했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이 연기학원에는 B씨 외에도 원장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여성이 두 명 더 있었다. 한 학생에게 원장은 탈의 요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장은 향후 촬영에 대비해 신체를 봐 줄 필요가 있고 체형 관리를 위해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학원 관계자는 A 원장에 대해 "학생들에겐 신적인 존재였다"라며 "영화계, 연기 생활은 이 분(원장) 눈 밖에 나는 순간 못하겠구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해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뜻하는 '그루밍 성범죄'를 의심하고 있다.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 당시엔 자신이 성범죄의 대상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B 씨도 성인이 된 후 피해를 인지한 탓에 고소 여부를 망설이고 있다. 하지만 A 원장은 B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계획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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