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도 이베이도 단골 고객"…'코딩계 토플·토익' 꿈꾸는 코드시그널

입력 2020-01-28 14:11
수정 2020-01-29 02:18
정보기술(IT) 회사의 ‘문과생’ 인사담당자는 사람을 뽑을 때마다 골치가 아프다. 어떤 개발자가 실력이 있는지 판단하는 게 쉽지 않아서다. 출신 학교나 지인 추천이 알아볼 수 있는 정보의 전부다.

개발자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명문대 졸업장이나 쟁쟁한 인맥이 없으면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힘들다는 푸념이 심심찮게 들리는 배경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코드시그널이 개발자 채용의 딜레마 해결에 나섰다. 이 회사는 ETS의 토플처럼 개발자들의 실력을 정량화한 코딩 테스트를 개발하고 있다. 개발 지식이 거의 없는 창업자, 인사 담당자가 타깃 고객이다. 지원자의 코드시그널 공인시험 점수를 확인하면 대체적인 실력 파악이 가능하다. 지원자들도 나쁠 게 없다. 한 번의 시험으로 여러 회사에 지원할 수 있어서다. 세계에서 이 시험에 응시한 개발자가 수만 명에 이른다.

코드시그널은 회사별 맞춤형 온라인 시험, 영상 인터뷰 솔루션 등도 제공한다. 백세윤 코드시그널 공동창업자(사진)는 “회사마다 원하는 개발자가 다르다”며 “자바스크립트를 주로 쓰는 풀스택 엔지니어가 필요하면 코드시그널 전문가가 이에 맞는 시험을 맞춤형으로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각종 소프트웨어(SW) 회사는 물론 우버, 이베이,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로빈후드 같은 금융 유니콘기업도 코드시그널의 솔루션을 이용한다. 지난해 11월 미국 경제매체인 CNBC가 발표한 ‘2019년 유망한 100대 스타트업(2019 Upstart 100)’에 뽑힌 배경이다.

코드시그널은 2014년 설립됐다. 코드파이트란 이름으로 게임 기반 코딩 교육 플랫폼을 만들었다. 시장 수요가 많지 않다고 보고 2018년 사업을 전환해 현재에 이르렀다. 백 공동창업자는 새로운 사업모델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회사를 정착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공동창업자라는 직함을 받았다.

코드시그널이 강조하는 포인트는 ‘공정한 채용’이다. 백 공동창업자는 “데이터에 기반한 채용 솔루션을 확산해 실력자가 우대받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