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들이 나오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확진자 동선이나 의심 환자 발생 현황이 즉각 공유되지 않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우한 폐렴 관련 제보와 소식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7일 대구 경북대병원은 우한 폐렴 의심 환자가 2명 나왔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것은 오후 10시 이후였지만 약 1시간 전인 오후 9시께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 관련 내용들이 올라왔다. 대구 지역의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경북대병원 응급진료센터에서 부모님 지인이 일하는데 우한에서 온 의심 환자가 왔다고 한다"는 제보가 들어와 페이지 관리자가 병원에 전화해 확인한 사실이라는 공지를 올렸다. 이들 의심 환자 2명은 28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우한 폐렴 의심 환자와 확진자들의 개인정보가 떠돌기도 한다. 지난 27일 부산에서 나온 30대 여성 의심 환자도 28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미 SNS에서 이 환자에 대한 관련 기관 내부 보고 형식의 글이 퍼졌다. 환자의 성과 나이, 거주하는 구체적인 지역 등이 공개돼 있었다. 앞서 세 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가 보건 당국에 신고하기 전 머무른 경기 일산의 모친 자택 아파트 단지 이름이 일산의 맘카페와 SNS 등에서 알려졌다.
국내에서 우한 폐렴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관련 소식의 소통창구로 SNS를 이용하고 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도 정부가 환자의 이동 경로와 병원 등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자 불안한 시민들은 SNS를 정보를 얻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SNS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사실인 것처럼 퍼지거나, 전달 과정에서 왜곡되는 부작용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의 한 지하철 역에서 쓰러진 남성의 사진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어떤 사람이 쓰러져 있어 봤더니 중국인이었다"며 "인근 사시는 분들 조심하라"고 썼다. 하지만 해당 역에 따르면 이 중국인은 술에 취해 쓰러졌다.
방송통심심의위원회는 이에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사회적인 혼란을 야기하는 정보에 대해 중점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정보는 온라인 공간의 혼란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으로 이어질 우려가 매우 높아 인터넷 이용자와 운영자의 자율적인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