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피해서 따박따박…美투자등급 채권이 대안"

입력 2020-01-27 18:17
수정 2020-01-28 02:43
연초부터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상승함에 따라 주식투자자들은 재미를 봤다. 하지만 중국에서 시작된 ‘우한 폐렴’, 미국·이란 갈등 등 증시 변동성을 키울 대외 악재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마이클 와일드스타인 맥쿼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투자등급회사채 헤드(사진)는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대외변수들이 너무 많다”며 “안정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미국 투자등급 채권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저금리 시대, 회사채가 대안

와일드스타인 헤드는 맥쿼리인베스트매니지먼트의 ‘델라웨어 회사채’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 11억달러(순자산)와 기관용 펀드(48억달러)를 합쳐 총 59억달러 규모다.

미국의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안정성을 앞세우는 펀드지만, 최근 1년 수익률은 13.92%(지난해 9월 말 기준)에 달할 정도로 좋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막바지에 접어들어 채권투자로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와일드스타인 헤드는 “기대수익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인컴(일정 기간 꾸준하게 들어오는 수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많다”고 답변했다. “글로벌 경기반등이 예상되지만 금리정책 기조가 인상 쪽으로 확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점진적 금리 상승 가능성을 주장할 수도 있다”면서도 “현존하는 여러 정치·사회적 이슈로 인해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채권 매력이 여전히 크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그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더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했다. 와일드스타인 헤드는 “회사채 수요 증가로 채권수익률 스프레드(금리차)가 작아지고 있어 자본이익 기대는 낮춰야 한다”며 “대신 저금리시대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누릴 수 있는 인컴 매력은 크다”고 했다. 그는 “경제외적 불확실성이 큰 만큼 하이일드 채권보다는 투자등급 채권이 더 낫다”고 조언했다.

반도체·통신 기업 채권이 유망

그가 기업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현금흐름이다. 와일드스타인 헤드는 “회사채는 거래되는 대출이라고 볼 수 있다”며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대출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를 가장 먼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뉴욕, 필라델피아,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 등에 있는 채권팀이 모은 정보를 취합해 투자할 만한 기업을 골라낸다. 1년에 세 번은 최고투자책임자(CIO) 주최로 열리는 전략 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경제와 시장흐름 전망을 공유한다.

그는 올해 투자하기 유망한 업종으로 금융, 에너지, 통신, 전력업종을 꼽았다. 와일드스타인 헤드는 “통신업종 내에선 최근 인수합병(M&A)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미디어 기업들이 긍정적”이라며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일단락됨에 따라 반도체 부문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둔화 등의 악영향을 많이 받는 기업이나 미국 대통령 선거 영향을 받을 업종은 피한다”고 했다. 그는 “유통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 등은 주의해서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