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14일 자사의 PC 운영체제(OS) ‘윈도7’에 대한 기술 지원을 종료했다. 윈도7에 보안 문제가 발생해도 MS가 해결해 주지 않는다. 윈도7을 계속 쓰면 바이러스나 악성코드의 위협에 노출된다는 뜻이다.
국내엔 윈도7 이용자가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국내 윈도 PC 중 윈도7을 OS로 사용하는 비중이 21.9%에 달했다.
윈도7 이용자는 상위 버전인 윈도10으로 갈아타야 한다. 윈도10 이하 정품 윈도를 사용하고 있는 전국 초·중·고생은 무상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윈도10 업그레이드는 학생 한 명당 PC 한 대에만 가능하다. 대학생은 소속 대학이 MS와 제휴하고 있어야 업그레이드받을 수 있다.
윈도10으로의 교체가 여의치 않은 기업들은 유상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MS는 기업용 버전인 ‘윈도7 엔터프라이즈’에 대해선 2023년까지 기술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일반 이용자라면 윈도10을 사서 설치해야 한다. 윈도7의 무료 업그레이드는 2016년 7월에 끝났다. 윈도10은 일반 사용자용 ‘홈’ 버전과 보안이 강화된 ‘프로페셔널’ 버전이 있다. 프로페셔널 버전이 더 비싸다. MS는 중소·중견기업 및 일반인의 윈도10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PC를 MS에 반납하면 윈도10 프로가 탑재된 새 PC를 구매할 때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30여만원에 이르는 정품 윈도10 가격 탓에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짝퉁’에 혹하는 소비자들이 상당하다. 국내 인터넷 오픈마켓 등에서 윈도10을 검색하면 3000~4000원의 가격표가 매겨져 있다. 결제 후 정품 인증키를 따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판매자들은 ‘해당 제품은 MS 공식 사이트에서 정식 인증 가능한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한국MS의 설명은 다르다. 오픈마켓 등에서 인증키만 판매하는 사례는 불법으로, MS의 라이선스 정책상 제품 키는 따로 거래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윈도10을 설치하려면 PC가 최소사양 이상이어야 한다. 1㎓(기가헤르츠) 이상 프로세서, 1GB(32비트) 또는 2GB(64비트) 이상의 메모리, 16GB(32비트) 또는 20GB(64비트)의 저장공간(하드디스크), 다이렉트X 9 이상의 그래픽 카드 등을 갖춰야 한다.
윈도7을 다른 OS로 바꾸는 방법도 있다. 구글의 ‘크롬OS’나 국내에서 개발된 ‘하모니카’, ‘구름’ 등이 대체 OS다. 국내산은 대개 리눅스 기반의 개방형 OS다. 이런 OS로 교체하면 기존 윈도용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어렵다.
티맥스에이앤씨(옛 티맥스오에스) 등 국산 OS 회사들도 윈도7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티맥스에이앤씨는 오는 6월까지 자사의 ‘티맥스 OS’로 전환하면 무상 기술 지원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3개월 무료 사용 후 티맥스 OS로의 전환을 확정하면 3개월 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일부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윈도7 기술 지원 종료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윈도7의 보안 취약점을 악용하는 악성코드가 출현하면 맞춤형 전용 백신을 개발해 보호나라 홈페이지를 통해 보급할 계획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