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두 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다. 며칠 전 중국 우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55세 한국 국적 남성이다.우한 폐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말한다.
24일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두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우한시에서 근무하다가 목감기 증상으로 지난 19일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공항 검역 과정에서 발열과 인후통이 확인됐다.
그는 능동감시 중 23일 보건소 선별진료를 통해 검사를 실시했고 결국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첫 번째 환자는 지난 1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 국적의 30대 여성이다. 그는 공항에서 격리검사를 받았고 국가 지정 격리병상(인천의료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상태는 양호하다.
23일 추가된 4명의 의심자는 국내에서 우한 폐렴 유증상자로 분류된 25명 전원도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명돼 격리에서 해제됐다. 검사받은 유증상자 절반은 계절 인플루엔자로 확인됐다. 보건소의 능동감시를 받는 밀접접촉자는 모두 31명인데 특이사항은 없다.
우한 폐렴 환자가 급증세를 보이자 중국 정부는 우한 봉쇄 긴급 조치를 꺼내 들었다. 우한시는 23일 오전 10시(현지시간)를 기해 우한시를 오가는 모든 대중교통 시설 운영을 중단했다.
우한 인구는 1100만명으로 고속열차가 하루에 430편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다. 후베이성 황강시 당국도 24일 0시부터 철도운영을 무기한 중단했다. 황강은 우한에서 서쪽으로 약 70㎞ 떨어져 있고 인구는 750만명이다.
우한시는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공공장소에 들어오면 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1000여명으로 추산되는 한국 교민들도 우한 주재 한국총영사관 측에 전화를 걸어 우한을 벗어날 이동 방법을 문의하고 있다.
우한 폐렴 감염자가 급속도로 퍼지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우한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0 도쿄올림픽 복싱 지역 예선을 전격 취소했다. IOC 복싱 태스크포스(TF)팀은 2월 3~14일 우한에서 예정된 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을 취소했다. 대신 개최할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2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긴급위원회를 열고 우한 폐렴 사태를 논의했다. 국제적인 비상사태 선포 여부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WHO는 23일 위원회를 재소집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우한 폐렴이 뱀을 먹는 식습관 때문에 발병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과학정보포털 유레카 얼러트는 중국 베이징대와 광시대, 닝보대 의료진은 유전자 분석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019-nCoV의 숙주로 뱀이 유력하다는 결론을 담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저널(JMV)에 게재했다.
박쥐로부터 전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후베이성, 허난성 등의 중국 지방정부는 시장에서 야생동물과 살아 있는 조류를 팔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내놨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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