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잡기 위한 2차 대전이 벌어졌다. 기아자동차 셀토스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가 각각 신차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등은 기존 제품을 앞세워 시장점유율 회복을 벼르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잇따른 신차 출시로 소형 SUV 시장 자체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GM은 지난 16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트레일블레이저 신차 출시행사를 열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의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SUV 이쿼녹스 사이에 있는 차다. 준중형 SUV로 분류할 수도 있고 소형 SUV로 분류할 수도 있지만, 주 경쟁상대는 셀토스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제너럴모터스(GM)의 소형 SUV 디자인과 연구개발(R&D)을 전담하는 한국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서 설계를 담당했다. 다른 GM 차량에 비해 국내 소비자의 취향이 많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직선을 강조한 차체 라인과 지붕이 떠 있는듯한 플로팅 루프 디자인, 근육질 후면부 등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9단 자동변속기와 E-터보 엔진 등이 탑재돼 수준 높은 주행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레일블레이저에는 1.2L 가솔린 E-터보 프라임 엔진과 1.35L 가솔린 E-터보 엔진 등 두 종류 엔진이 탑재된다. 두 엔진 모두 GM의 첨단 '라이트사이징'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터보 엔진이다.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줄여 최적의 배기량으로 최고의 성능과 연비 효율을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장(차체 길이)은 4425㎜, 전고(차체 높이)는 1660㎜다. 전폭(차체 폭)은 1810㎜이며, 휠베이스(앞뒤 바퀴축 사이 간격)는 2640㎜다. 트렁크 용량은 460L다. 2열을 접으면 최대 1470L까지 늘어난다. 가격은 △LS 1995만원 △LT 2225만원 △프리미어 2490만원 △액티브 2570만원 △RS 2620만원이다.
르노삼성은 SUV와 세단의 장점을 모은 크로스오버차량 XM3를 1분기 중 내놓는다. 르노삼성이 4년 만에 내놓는 신차다. 르노삼성은 작년 서울모터쇼에서 이 차량의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부산공장에서 만들어진다. 공간 활용과 눈 높이는 SUV와 비슷하지만, 승차감과 주행성능 등은 세단에 가깝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상반기에는 QM3 완전변경 모델도 출시한다. 르노삼성은 이 차량을 QM3가 아닌 유럽 모델명인 '캡처'라는 이름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셀토스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셀토스는 지난해 7월 출시된 이후 월 평균 5000대 넘게 팔리고 있다. 스토닉 판매량도 늘리겠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코나와 베뉴를 전면에 내세운다. 코나는 작년 4만2649대, 베뉴는 1만6867대 팔렸다. 쌍용차는 '1세대 소형 SUV의 왕좌' 티볼리(지난해 판매량 4만4859대)의 명예회복을 노리겠다는 목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