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잡고 손목돌리기 매일 10분만 해도 '장타왕'

입력 2020-01-23 17:05
수정 2020-01-24 00:18

요즘 날씨 어떤가요. “이런 때가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로 골프 하기에 별 문제가 없었다는 분들이 주변에 많은 것을 보면 포근한 날씨인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해외 골프를 취소하고 국내 골프여행으로 돌리는 분도 꽤 있을 정도로 겨울 골프에 최적 환경이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참에 ‘나만의 동계훈련’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한 해 성적 동계훈련이 좌우

프로골퍼들도 매년 수천만원씩 들여 동계훈련에 공을 들입니다. 예전엔 쇼트 게임과 실전 라운드 중심이었는데, 요즘은 체력훈련 비중이 엄청 커진 게 특징이죠. 유연성보다 근력, 근지구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사례가 많답니다. 3~4라운드를 일관된 집중력으로 버티고 비거리 경쟁까지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선 연장전까지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체력은 늘 중요한 경쟁력이었습니다. 요즘은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웨이트에 집중 투자하는 ‘머슬맨’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요.

고진영 프로는 구토가 나고 손톱이 빠질 정도로 훈련에 몰두했다고 하고, ‘핫식스’ 이정은은 90㎏짜리 역기를 들고 스쿼트 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아침에 산악구보와 계단뛰어오르기를 매일 1~2시간씩 겨우내 하는 프로도 많고요. 골퍼들 사이에서 ‘골프계 전체가 태릉선수촌 같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사실 체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타이거 우즈가 가정 먼저인지 모르겠습니다. 우즈는 베트남 참전 그린베레 출신인 아버지 얼 우즈의 영향을 받아 네이비실과 델타포스 훈련소에서 고공낙하, 사격 같은 특수훈련을 비밀리에 받았다는 게 뒤늦게 알려졌죠. 이 때문에 무릎이 늘 성치 않았다는 주장이 불거지기도 했고요.

TV 보며, 소파에 앉아서 10분씩

그래도 몸이 맘처럼 잘 안 따라 주는 게 겨울훈련이죠. 그래서 어디서든 아이언 하나만 있으면 쉽게 할 수 있는 손목강화법을 소개할까 합니다.

많은 분이 알고 있는 대로 양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허리를 곧게 펴는 게 우선 중요합니다. 그다음 클럽을 잡은 팔을 정면으로 쭉 뻗습니다. 첫 번째가 코킹 동작입니다. 우선 클럽과 팔을 앞으로 쭉 뻗어줍니다. 그러고 손목을 몸쪽으로 당겨 클럽을 들어올렸다가 다시 원위치하는 겁니다. ‘코킹과 언코킹’ 동작이죠. 두 번째는 팔을 앞으로 쭉 뻗은 상태에서 손목을 시계방향, 반시계방향으로 90도씩 좌우로 회전하기입니다. 손목이 뻐근해질 때까지 하되, 팔꿈치를 굽히지 않는 게 좋습니다. 손목과 팔의 외전, 내전 동작인데 비거리에 영향을 많이 주는 파워 동작입니다.

세 번째는 썰매를 탈 때 스틱을 잡듯 그립을 거꾸로 잡고(새끼손가락이 헤드 방향, 엄지·검지가 그립 끝 방향) 손목을 위아래로 들었다놨다 하는 반복 동작입니다. 이 동작은 많은 골퍼가 잘 안 하는데, 손목은 물론 팔 전체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므로 꼭 한 번 해보기 바랍니다. 네 번째는 ‘옆으로 누운 8자 그리기’입니다. 마찬가지로 팔을 쭉 뻗은 상태에서 손목을 회전축으로 클럽헤드를 수학기호인 ‘인피니티(무한대)’ 모양으로 원을 그려줍니다. 손목 전체가 부드러워지면서 힘이 붙게 되죠.

TV를 보면서 하든, 소파에 앉아서 하든 상관없습니다. 매일 빼먹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죠. 3월 찬란한 봄을 기다리면서 말이죠. ‘없는 힘을 쓰기보다 힘부터 기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새겼으면 하는 요즘입니다.

김영 < 골프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