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부사관 변희수 하사 "전 대한민국 군인! 통일" 눈물 흘렸지만 반응 냉랭

입력 2020-01-23 00:43
수정 2020-01-23 00:45


육군은 성전환 수술 후 계속 복무를 희망했던 부사관 변희수 하사에게 전역하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변 하사는 얼굴을 공개한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여군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변 하사는 22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성별 정체성을 떠나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저에게 그 기회를 달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변 하사는 "저는 어린 시절부터 이 나라와 국민을 수호하는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남성들과의 생활도 이겨냈지만 그에 비례해 제 마음도 무너져내렸다"면서 "결국 저는 계속 억눌러뒀던 마음을 인정하고 성별정정 과정을 거치겠노라고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이어 "수도병원 정신과 진료를 받고 마음에 짐을 쌓아두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란 조언을 들었다"면서 "소속부대에서도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해 줬다"며 그동안 있었던 과정을 회상했다.

이날 육군 전역심사위원회는 23일 오전 0시부로 전역시키기로 결정했다. 변 하사는 법원에서 성별정정 결정이 나올 때까지 전역심사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육군은 "심사위에서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의 기준에 따라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라며 전역 결정 사유를 전했다. 군 병원은 변 하사에 대한 의무조사를 실시한 뒤 군 인사법 시행규칙의 심신장애 등급표를 근거로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다. 군인사법상 남성 군인의 성기 및 고환이 상실되는 경우는 심신장애 3급 처분을 받는다.

육군과 군인권센터 등에 따르면 경기 북부 한 부대에 복무 중인 변 하사는 지난해 12월 휴가를 내고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변 하사는 성전환 수술을 받기 전 장기간에 걸쳐 심리상담 및 호르몬 치료를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물을 억누르며 입장문을 다 읽은 변 하사는 ‘통일!’ 구호를 외치며 경례했다.

눈물 섞인 변 하사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네티즌들은 "성인의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충분히 예상가능하지 않았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수적인 군에서...자신의 희망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면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상식적으로도 군의 선택이 보통에 더 가까워 보인다", "만약 여군으로 재편됐다 했을때 여군들의 심정은 과연 어떨까. 한 명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여군들이 감내해야 될까. 참 난감하다", "왜 사회적 합의 없이 본인이 멋대로 선택해놓고 결과에 대해 부당하다고 소송하나. 당신은 희망할지 모르나 남자든 여자든 그들의 인권 또한 생각해야 한다", "이타심이 중요한 군 내에서 정말 이기적인 생각이다. 자신이 행복하자고 다른 사람들 불편하게 하는 것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