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개최 추진 계획을 의결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북한이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만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유정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은 "상대방은 동의하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공동올림픽을 추진하는 것은 연애로 따지면 데이트폭력"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각종 도발과 대남 비하로 이별 통보를 보내옴에도 판문점에서 손잡았던 잠깐의 데이트를 잊지 못하고 구애에 여념이 없다"면서 "전형적인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변인은 "남북 대화 재개를 아무리 요청해도 받아주지 않자 국민 개별 여행 추진을 들어 일방적으로 초인종을 누르더니 이젠 올림픽 공동개최 추진 선언으로 일방적인 합가 선언을 해버렸다"면서 "이쯤 되면 데이트 폭력 피해자 북한에 대한 연민이 생길 지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 선거 하루 전 우연인지 기획인지 모를 싱가폴 회담 효과를 이번 총선에서 재현하겠다는 전략인지는 모르겠으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국민들은 북한 환상에 빠져있는 대통령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며 "환상은 자유이나 그로 인해 고통 받는 민생도 어쩌다 한 번쯤은 생각해봐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정치권에선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인 북한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북한에서 무관중 남북 축구경기가 열리자 "'깜깜이 축구'는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며 "2032년 남북올림픽을 공동유치하자고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올림픽 공동개최를 할 수 있겠느냐.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북한도 남한의 일방적인 남북협력 속도전에 불쾌함을 표시하고 있다. 북한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6일 "미국에만 기대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에 있으면서도 '중재'를 계속 운운하는 것을 보면 남측이 혹 과대망상증에 걸려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과대망상, 황당한 몽상을 하는 것은 본인들의 자유겠지만 그것을 함부로 현실에 실행하려들면 불행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