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신소비자'로 뜬 4050男

입력 2020-01-22 18:33
수정 2020-01-23 01:05
화장품 시장에서 40~50대 중년 남성이 주목받고 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지만 증가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화장품 기업들도 남성 소비자를 겨냥해 다양한 기능을 모은 ‘올인원’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국내 남성용 화장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올해 1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2010년 7300억원에 비해 두 배 가까운 규모다.

40~50대 남성이 남성 화장품 시장 성장의 ‘숨은 공신’이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뷰티 제품을 구매하는 남성 가운데 가장 증가율이 높은 연령대는 50대로 조사됐다. 2018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0대 남성의 뷰티 제품 소비 증가율은 149%를 기록했고 40대 남성이 132%로 뒤를 이었다.

화장품업계도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다양한 기능을 한 제품에 합친 ‘올인원’ 제품이 꾸준히 강세다. 애경산업은 2년 전 남성 화장품 브랜드 ‘스니키’를 내놨다. ‘티 안 나는 화장’을 원하는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브랜드다. 다양한 제품을 바르기 번거로워하는 남성 소비자를 겨냥해 선크림을 따로 바를 필요 없는 아침용 화장품, 아이크림을 따로 바를 필요 없는 저녁용 화장품을 합친 ‘올인원 데이&나잇’을 지난달 내놨다. 남성용 화장품 브랜드인 무슈제이도 스킨 로션 에센스 향수 등 8개 기능을 합친 올인원 제품을 주력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티 안 나는 화장’에서 ‘티 나는 화장’으로 남성 소비자의 관심이 넓어지고 있다. 20~30대 남성층이 중심이다. 2018년 설립한 ‘라카(LAKA)’는 국내 첫 ‘젠더 뉴트럴’ 화장품 브랜드다. 색조 화장품의 경계를 남성으로 넓힌 게 특징이다.

화장품 유통업체 관계자는 “일명 ‘영포티’로 불리는 40대 남성 소비자는 1990년대 초반 ‘X세대’ 유행을 불러일으킨 주역”이라며 “20~30대 젊은 층뿐 아니라 40대 이상에서도 유행과 외모에 민감한 남성 소비자가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시장이 넓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