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 편집숍 '나무그림'·요가복 브랜드 '안다르'…동대문은 K패션 브랜드 산실

입력 2020-01-21 17:25
수정 2020-01-22 01:24
동대문시장은 성공한 K패션 브랜드의 요람 역할도 하고 있다. 동대문의 빠른 생산 공정을 통해 유행에 맞는 제품을 제작해 선보이며 성장을 거듭해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2009년 문을 연 트위는 동대문 패션 시장에 근거를 둔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다. 동대문 옷을 떼다가 전국 31개 직영 매장과 온라인 몰을 통해 판매한다. 변하는 트렌드를 따라가며 직원들이 직접 물건을 골라온다. 신상품은 이틀에 한 번 들어온다. 2~3일이면 옷 디자인이 실제 상품으로 나오는 동대문 시스템이 있어 상품을 빠르게 교체할 수 있다는 게 트위 측 설명이다. 트위는 재고율을 낮추기 위해 다품종 소량 판매를 고집한다. 트위가 매 시즌 선보이는 의류, 패션잡화는 많을 때는 5000가지에 이른다.

연매출 500억원을 내는 여성복 편집숍 나무그림도 동대문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다. 서울 수도권에서만 5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주로 20~40대 여성 직장인을 위한 오피스룩을 판다. 여기서 파는 옷들 가운데 30% 이상이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골라온 제품이다. 나머지는 자체 제작한다. 가성비가 높아 ‘사회초년생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입소문을 탔다.

요가복 브랜드 안다르도 동대문시장에서 탄생했다. 요가 강사로 일하던 신애련 대표가 2015년 창업했다. 한국 여성들의 체형에 맞는 요가복을 디자인한 뒤 동대문 원단가게를 돌면서 원단을 구했다. 봉제공장 수십 곳을 수소문해 옷을 만들어줄 곳을 찾았다. 2015년 9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약 800억원으로 4년 새 90배 가까이 늘었다.

2018년 세계적인 화장품 그룹 로레알에 매각돼 화제가 됐던 스타일난다도 빼놓을 수 없다. 김소희 대표가 22세이던 2005년 스타일난다를 창업했다. 취미삼아 동대문시장에서 옷을 떼다 판 게 계기였다. 여기에 재미를 느껴 집에 사무실을 꾸며 인터넷 쇼핑몰을 열었고, 2012년엔 서울 가로수길에 처음 오프라인 점포를 냈다. 국내 여성 의류 온라인 쇼핑몰로는 처음으로 백화점 및 면세점에도 입점했다. 창업 14년 만인 2018년엔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