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을 산 30대 실수요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약 추첨제가 사실상 폐지되고 분양가 상한제로 청약 당첨 가점이 치솟으면서 청약을 포기하고 뒤늦게 집을 산 세대들입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집값을 되돌리겠다고 하자 집값이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유명 연예인들은 살던 집을 매각하고 빌딩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20일부터 전세대출 규제가 시행됐습니다. 1주택자까지 대출을 압박하면서 전세매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오늘은 대출 규제와 관련된 소식들을 전하겠습니다.
◆전세대출 규제 어제부터 적용…고가주택 매입땐 대출 회수
첫 번째 뉴스입니다. 시가 9억원 넘는 집이 있으면 전세 대출을 못 받게 됐습니다. 전세 대출을 받은 뒤에 9억원 넘는 집을 사거나 다주택자가 되면 곧바로 대출 회수 대상이 됩니다. 2주 안에 상환하지 못하면 금융권에 연체 정보가 공유돼 각종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이 기간 내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신용정보원에 연체 정보가 등록되고 신용등급이 떨어집니다. 신규 대출과 카드 발급이 막히고, 연체 이자도 부과됩니다.
이후에도 3개월 안에 대출금을 못 갚으면 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가 됩니다. 일단 대출 회수 조치가 이뤄지면 대출금을 제때 갚더라도 향후 3년간 주택 관련 대출은 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20일 이전에 전세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예외 입니다. 이후에 고가주택을 사거나 여러 주택을 보유해도 만기 때까지는 기존 대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세대출 규제 부작용 '전세대란' 오나
고가주택 소유자에 대한 전세대출 금지 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봄 이사철을 앞두고 주택 시장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전세대출을 받아서 이사할 계획을 하고 있던 실수요자들은 향후 고가주택을 취득하게 되면 전세대출금을 즉각 반납해야 합니다. 전셋값을 올리기 어려워진 상황이 되면서, 중개업소에 나온 전세매물들이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만 다른 곳에 전세를 살고 있는 경우는 전세금 증액 시 대출 연장이 안됩니다. 때문에 이사 계획을 세울 때 유의해야 합니다. 자신의 집에 세입자를 두고 있는 경우는 세입자의 계약 기간이 끝났을 때 전세자금을 돌려줄 수 있는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전세자금대출 연장이 안돼 자신이 소유한 집으로 이사가려 하더라도 문제입니다. 소유한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전세금반환대출 한도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서울에서 자기 집을 놔두고 다른 데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기 소유의 집에 거주하는 자가 점유율은 42.8%(2017년 기준)입니다. 강남 3구는 34~41%로 평균 이하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11년 만에 최고 수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11년 만에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12·16부동산대책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주택 구입 대신 전세로 눌러앉은 사람들이 늘었고, 정시 비중이 늘어난 탓에 학군 수요까지 몰리고 있어서입니다.
KB부동산의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13일 기준 100.5로 나타났습니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8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상승세는 한강 이남 자치구에서 두드러졌습니다.
강남구 대치동의 경우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m²의 전세 실거래 가격이 지난해 10월 13억8500만 원(12층)이었지만, 지난달 15억 원(18층)에 거래됐습니다. 최근에는 호가가 17억 원까지 올랐습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84㎡의 전세 거래가격은 지난해 7월만해도 10억원 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작년 11월에는 12억원, 최근에는 13억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이효리, 기안84 등 서울에 빌딩 매입
가수 이효리가 최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지하 1층, 지하 4층 건물을 58억2000만 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효리는 최근 3년 동안 자신의 부동산 자산을 매각했습니다. 제주도 집은 14억3000만원에 JTBC에 팔았고 서울 삼성동 주상복합 아파트도 2017년에 21억 원에 매각했습니다. 지난해 3월엔 논현동 주택도 한 법인에 38억원에 넘기면서 매각 자산만 73억원에 달했습니다.
웹툰 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 또한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석촌동 소재 상가 건물을 46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식당과 학원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기안84는 그동안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분당의 저층 아파트나 서울 시내의 오피스텔 등에 거주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다주택자, 강남아파트 6월까지 팔면 세금 17억→8억원
서울 강남 등에 집을 10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6월 말까지 집을 팔면 많게는 세금을 절반으로 줄게 될 전망입니다. 정부가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장기보유주택을 대상으로 일반 양도소득세 적용해 장기보유 특별공제 등의 혜택을 상반기까지 약속한 데에 따른 것입니다.
다주택자가 20여년 전 10억원에 산 강남 아파트를 6월 말까지 38억원에 팔 경우 부과되는 세액(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은 8억원대입니다. 그러나 7월 이후 매각할 때에는 17억원에 달합니다. 상반기까지 매각을 서두르면 약 9억원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이낙연, 강남 아파트 논란 일자 "팔겠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와 관련해 "일단 전세를 놓고 (종로에) 전세를 얻었다"며 "(잠원동) 아파트는 팔리는 대로 팔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한 이 전 총리는 잠원동 아파트를 팔지 않은 채 종로에 아파트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러자 야당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강남의 '똘똘한 한 채'를 지키겠다는 전형적인 투기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더군다나 전세 대출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대출 막차'를 타고 종로에 9억원짜리 전세를 얻은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식후땡 부동산은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오디오'로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