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버리가 다국적 제약사들과 연이어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술수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셀리버리는 일본 제약사인 다이이찌산쿄와 유전자간섭치료제를 공동 개발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0일 밝혔다. 다이이찌산쿄가 개발 중인 유전자간섭치료제에 셀리버리의 원천기술인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을 적용할 계획이다. 다이이찌산쿄는 2018년 기준 매출 85억달러인 아시아 2위 제약사로 최근 인도 제약사 란박시와 미국 제약사 플렉시콘을 인수하는 등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유전자간섭치료제는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발현이나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암, 당뇨, 파킨슨병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 적용될 수 있다.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한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는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뒤 지금까지 17억달러어치가 팔렸다.
회사 관계자는 “유전자간섭치료제는 세포막을 투과해 핵 내부의 유전자 발현을 간섭해야 효과가 있다”며 “약리물질이 세포막을 연속적으로 투과할 수 있게 하는 TSDT가 유전자간섭치료제 개발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리버리는 여러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일본 다케다제약과는 운동실조증 치료제에 TSDT를 적용하는 연구개발을 3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현재 2단계를 마치고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약물 효능을 평가하는 3단계에 있다.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와는 기술이전을 위한 최종 검증시험을 지난해 10월부터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폐암, 췌장암, 대장암 등을 치료하는 항체 신약 후보물질에 셀리버리를 포함한 4개 기업의 약물전달기술을 적용해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셀리버리는 췌장암 치료제 ‘iCP-SOCS’와 파킨슨병 치료제 ‘iCP-Parkin’의 기술수출도 추진 중이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는 “현재 TSDT를 다룬 논문들이 세계적인 학술지 게재를 위한 심사를 받고 있다”며 “이 논문들이 발표되면 글로벌 제약사들의 주목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