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검찰 고위 간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무혐의 의견을 내자 이에 항의한 사건에 대해 법무부가 '상갓집 추태'라고 표현하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는 20일 '대검찰청 간부 상갓집 추태 관련 법무부 알림'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대검 핵심 간부들이 1월 18일 심야에 예의를 지켜야 할 엄숙한 장례식장에서, 일반인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술을 마시고 고성을 지르는 등 장삼이사도 하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며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법무검찰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장관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여러 차례 검사들이 장례식장에서 보여 왔던 각종 불미스러운 일들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더구나 여러 명의 검찰 간부들이 심야에 이런 일을 야기한 사실이 개탄스럽다"며 "법무부는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의 잘못된 조직문화를 바꾸고 공직기강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부임한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중단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무혐의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양석조 대검 선임연구관은 지난 18일 저녁 한 장례식장에서 심 검사장에게 "조국이 왜 무혐의인가. 당신이 검사냐"는 취지로 언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검찰 고위간부급 인사로 현 정권을 상대로 한 수사 지휘부에 좌천성 인사를 단행하면서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양 선임연구관의 행동에 대해 검찰 내부 분위기를 잘 반영해 '의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날 '상갓집 추태'라고 표현하며 내부 조직문화를 바꾸고 공직기강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 선임연구원은 상갓집 항의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20일 출근을 하지 않았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