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 지역 중심으로 대중교통 개선에 힘쓰고 있다. 2층버스를 투입해 평양시 주요 노선을 운행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들에게 관광상품으로 소개하고 나섰다.
20일 대외선전매체 '메아리'와 북한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된 2층버스와 신형 궤도전차, 무궤도전차가 새해 들어 평양시 주요 노선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금빛으로 도색한 버스는 총 70여명까지 탑승이 가능하고, 온풍기와 안내전광판, 감시 카메라, TV 등이 설치됐다.
특히 2층버스는 2018년 '새형의 궤도전차'와 '무궤도전차'를 개발한 수도여객운수국에서 제작한 것으로 지난 4일 평양역과 연못동 노선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지난해 자체 기술로 만들었다는 새형의 궤도전차는 2년 전 도입된 궤도전차와 더불어 만경대-평양역 노선을 달리고 있다.
메아리는 "지난해 모든 것이 어렵고 부족한 상황 속에서도 새형의 궤도전차와 무궤도전차, 관광용축전지차 생산에 힘을 넣어 성과를 거뒀다"며 "불가능하다던 궤도전차와 무궤도전차의 앞면 재료 문제를 유리섬유강화수지로 해결했다"고 홍보했다.
무궤도전차는 일반 버스와 비슷한 모양이지만 트롤리선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운행하는 대중교통수단이다. 지금까지 북한의 전차는 정전만 되면 발이 묶였다. 열악한 전력사정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도 자주 정전이 되면서 북한 근로자들은 커다란 불편을 겪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평양 대중교통수단의 개선을 지시한 바 있다. 그 해 8월 신형 트롤리 버스와 전차를 시승한 김 위원장은 "인민들이 낡아빠진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며 불편을 느끼고, 거리에 택시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볼 때마다 늘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제는 전망이 보인다. 정말 만족한다"며 흡족해 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 뒤인 지난해 8월에는 김재룡 내각 총리가 평안남도 안주시의 평양버스공장, 평양무궤도전차공장 등을 시찰하며 후속대책을 챙겼다.
북한은 대중교통을 외국인들에게 관광상품으로도 소개하고 있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조선관광'은 최근 조선국제여행사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한 평양시내유람관광 상품을 소개했다.
노동신문은 "버스는 진동과 소음이 없으며 속도도 좋다"며 "겉모습도 좋지만 선편리성, 선미학성의 요구를 구현한 우리 식의 버스여서 더 좋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엔진 등의 핵심 부품을 직접 생산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