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 신화'를 물밑에서 이끌어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온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개발실장(사진)이 삼성 스마트폰 사업 수장인 무선사업부장에 올랐다.
노 사장은 2018년 부사장에 오른지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한 후 다시 무선사업부장까지 오르며 고동진 IM부문장을 이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노 사장을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에서 무선사업부장으로 위촉하는 등 2020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20일 발표했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김기남 부회장과 소비자 가전의 CE부문장 김현석 사장, IT· 모바일 분야의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은 3년째 유임됐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과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재판 이슈로 '베테랑' 부문장들을 유임시키는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는 기존 3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무선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이던 노태문 사장을 선임하는 큰 변화를 준 게 특징이다.
그간은 고동진 사장이 IM부문장과 무선사업부장을 겸직해왔다.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포스텍(포항공대)에서 전자전기공학 석·박사학위를 받은 노 사장은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최고 엔지니어로 꼽힌다. 무선사업부에서 갤럭시S부터 갤럭시S10, 갤럭시노트10 등 주요 스마트폰 개발을 이끌었다.
그동안 삼성전자 내에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와 '이재용의 남자'로 불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 사장은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하며 갤럭시 신화를 일군 스마트폰 개발 전문가"라며 "52세의 젊은 리더로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참신한전략을 제시하고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 4명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IM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전경훈 부사장이 사장으로, 종합기술원 황성우 부원장이 원장으로,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최윤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SDS 사업운영총괄 박학규 부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승진했다.
황성우 사장은 미국 프린스턴대 전기공학 박사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나노 일렉트로닉스 랩장, 디바이스&시스템 연구센터장 등을 거쳐 2017년 11월부터 종합기술원 부원장을 맡아왔다. 이를 통해 미래 신기술 발굴 및 전자 계열사 연구개발 역량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최윤호 사장은 삼성전자 수원 경리팀, 영국법인 관리담당,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사업지원팀 담당임원,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등을 거친 재무관리 전문가다. 이번 승진과 함께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안정적 글로벌 경영관리를 수행한다.
박학규 사장은 삼성전자 해외관리그룹, 멕시코법인 관리담당, VD사업부 지원그룹장,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SDS 사업운영총괄 등을 거친 재무전문가다. 이번 승진과 함께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반도체 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발휘할것으로 예상된다.
이인용 사장은 방송인 출신으로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을 역임한 언론 홍보 전문가로 2017년 11월부터 사회공헌업무를 총괄해 왔다. 폭넓은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CR담당으로서 대내외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는 신성장 사업과 핵심기술 개발에 기여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미래성장 주도 의지를 확고히 하는 한편, 성과주의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50대 초반 젊은 사장에게 사업부장을 맡겨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기술 기반의 시장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게 했으며, 경영 전반의 폭넓은 경험과 전략적 사업 능력을 중시해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2020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마무리해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