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 통합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안 전 대표는 통합 작업에 대해 “관심 없다”며 일단 선을 그었지만, 향후 혁통위 협상 결과에 따라 ‘느슨한 선거 연대’를 추진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형준 혁통위 위원장은 20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안 전 의원의 통추위 합류와 관련, “가능성은 닫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30년 전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과 같은 결단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가능성을 살리고 정권 심판을 바라는 국민 여망도 받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협상을 통해 그런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답했다. 안 전 대표와의 통합을 위해선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당권을 내려놓을 각오도 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한때 안 전 대표의 측근이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이날 혁통위 회의에서 “안 전 대표가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는 데 동의한다면 이번 총선에서 야권 통합에 합류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귀국 후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차례로 참배했다. 그는 박 위원장 발언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뜻을 구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다만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도 “계획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는 21일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를 옹호하는 전문가들을 비난한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과 만나 공정 사회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새로운보수당이 요구해 온 양당 간 통합 협의체 구성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박완수 한국당 사무총장은 “혁통위 내 보수 통합 논의는 그대로 이어가되, 개별 논의가 필요한 것은 새보수당과의 개별 창구에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의체 간사는 한국당 대표로 혁통위 회의에 참여해 온 김상훈·이양수 의원 중 한 명이 맡을 예정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