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북미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협력 증진" vs 주한 美대사 "사전협의해야"

입력 2020-01-17 10:04
수정 2020-01-17 10:06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남북 협력 추진에 미국과의 협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AP,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6일 해리스 대사는 서울 주재 외신기자단과의 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남북 협력 추진 구상과 관련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해리스 대사는 "문 대통령의 지속적 낙관주의(optimism)는 고무적이고, 그의 낙관주의가 희망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하지만 그에 따른 행동은 미국과 협의해서 진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논란을 우려한 듯 "한국은 주권국가이고, 국익을 위한 최선을 선택할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의 결정을 승인할 역할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의 동맹이고, 이곳에 미군 2만 8500명이 주둔하고 있다"라며 "미국 납세자들이 이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쓰고 있으니 남북 대화에 이해관계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7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간에도 이제는 북미 대화만을 바라보지 않고, 남북 협력을 증진하면서 북미 대화를 촉진해 나갈 필요성이 높아졌다"라며 독자적인 남북 협력 의지를 나타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또한 16일 "금강산 관광이나 대북 개별방문의 경우 유엔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언제든 이행할 수 있으며, 이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유엔의 대북제재 및 미국의 단독 제재 등 모든 부분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상당 부분 제재 면제를 받은 것 혹은 제재 면제의 사유가 있는 것들이 있다"며 "면제 사유가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면제 협상을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언급은 정부가 현재 이산가족 개별관광을 최우선 추진사업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