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4·15 총선 후보를 선출하는 공천관리위원장에 김형오 전 국회의장(사진)을 임명했다. 한국당과의 통합을 추진 중인 새로운보수당에선 반발 기류가 흘러나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의장은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진 분”이라며 “앞으로 국민과 함께 ‘혁신 공천’ ‘공정한 공천’ ‘이기는 공천’을 해서 민생과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 한국당 당직자는 “김 전 의장은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지닌 데다 계파색이 비교적 짙지 않고, 당 사정에도 밝아 혁신 공천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번주 공관위 구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황 대표가 김 전 의장을 공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전 의장은 작년 8월 한국당 의원연찬회에 참석해 “여러분이 모신 대통령은 탄핵을 당해 감방에 갔고, 주변 인물은 적폐이고,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며 “여러분은 다 죄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죽기에 딱 좋은 계절”이라고도 했다.
새보수당에서는 통합 전 한국당이 공관위원장을 선임한 것에 대해 볼멘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관위원장 인선은) 우리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며 “통합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양당 협의체 구성을 한국당에 제안한 상태이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전날 새보수당의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그런 부분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박완수 한국당 사무총장은 “통합은 통합대로 추진하고, 총선 준비도 차질 없이 하기 위해 공관위원장을 임명한 것”이라며 “통합이 이뤄지고 나면 공관위 구성이나 운영 방식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공관위 구성이 통합에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중도·보수 통합 신당’ 창당 기구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박형준 위원장은 이날 “저희와 협의 없이 (양당 간 협의체 구성을) 하면 혁통위 활동과 혼선을 빚을 수 있으니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새보수당 측에 전했다”며 “혁통위 역할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위원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새보수당은 박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상욱 새보수당 수석대변인은 “중립적 의무를 지닌 위원장이 새보수당의 정치 행위에 대해 왜 가타부타하느냐”며 “혁통위에 계속 참여할 것인지 심각하게 재고할 것”이라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