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한번 충전해 500㎞ 달리는 배터리 美서 2년내 양산

입력 2020-01-16 17:05
수정 2020-01-17 01:00

SK이노베이션이 2022년부터 한 번 충전으로 500㎞를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한다. 미국 조지아주 소도시 커머스시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을 통해서다.

지난 14일 조지아주 최대 도시 애틀랜타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SK 배터리 공장은 철골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해 3월 착공한 이후 현재 공정률은 28%다. 완공 시점은 내년 하반기, 시제품 생산은 내년 중반이다. 이후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성능 테스트를 거쳐 2022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SK 측은 “1회 충전에 500㎞를 가는 배터리 양산이 시작되면 3세대 배터리 시대의 문이 본격 열린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에 따라 1세대 160㎞ 미만, 2세대 320∼500㎞ 미만, 3세대 500㎞ 이상으로 나뉜다. 글로벌 배터리업계는 3세대 배터리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3세대 배터리를 장착하면 서울~부산(456㎞)을 논스톱으로 달릴 수 있다.

SK 조지아 공장은 일감을 먼저 확보한 상태에서 건설되고 있다. 1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전량 폭스바겐에 납품된다. 1공장 생산 규모는 연간 9.8GWh(기가와트시)로 순수 전기차 약 20만 대분에 달한다.

SK는 연내 2공장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투자를 늘려 조지아주에 총 5개 공장을 가동할 방침이다. 현장에서 만난 박종하 SK이노베이션 미주 건설담당 과장은 “현재 확보한 부지에 5개 공장을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해 11월 “사업이 잘되면 조지아주 공장에 최대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까지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조지아주 공장은 SK가 미국에 짓는 첫 배터리 공장이다. SK가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인근 6개 주, 30여 개 지역이 유치 희망서를 냈다. SK가 조지아주를 고른 건 파격적 혜택 때문이었다. 조지아 주정부는 전문 인력 채용 지원, 20년간 토지 무상 임대, 공장용 전기 저가 공급, 건설용 자재 면세 등 다양한 혜택을 약속했다.

SK 배터리 1·2공장이 가동되면 2000명, 5공장까지 들어서면 6000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되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애틀랜타 주정부 청사에서 만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는 “조지아주에 있으면 조지아 회사”라며 SK의 투자에 애착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SK의 투자는 조지아주 사상 최대 투자로 북동부 조지아 지역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머스(조지아주)=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