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되는 거의 모든 골프공엔 ‘직선’ 라인이 그려져 있다. 퍼트 라인을 정렬하고 타깃을 노릴 때 용이하게 쓰인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선수들이 모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선 라인을 사용한 퍼트 라인 정렬 방법이 그다지 인기가 없어 보인다. 지난해 PGA투어 올해의 선수이자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사진)도 공에 그려진 라인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그리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의 한 퍼트 연습기 제조업체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영상에서다.
그는 “(공에 그려진 라인을 타깃에 정렬하는 데) 썼다가 안 썼다가를 반복했다”며 “하지만 공에 새겨진 라인을 신경 쓸 때마다 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라인을 맞추는 데 신경 쓰다 보면 앞에 있는 타깃과의 거리를 잊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계랭킹 3위 욘 람(26·스페인)과 4위 더스틴 존슨(36·미국)도 매킬로이와 같은 이유로 공에 그려진 라인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내 선수 중에서도 공에 있는 라인을 사용하지 않는 선수들이 꽤 있다. ‘퍼달’ 이승현(29·NH투자증권)도 그중 한 명이다. 대신 공의 로고를 평행하게 놓고 퍼트한다. 그는 “임팩트 때 공의 로고와 퍼터 헤드 면이 평행이 돼 정확한 스트로크가 이뤄지는지만 신경 쓴다”며 “또 퍼트하기 전 연습 스윙으로 공이 굴러가는 라인을 상상한다”고 비결을 전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