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가 두산중공업이 국산화에 성공한 대형 발전용 가스터빈을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기로 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에너지정책 전환 이후 지역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산중공업과 관련 협력사들이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발전용 가스터빈 관련 산업을 창원의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이 국내 22개 대학 및 연구소와 함께 1조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해 국책과제로 개발한 발전용 가스터빈은 고온·고압의 연소가스로 터빈을 가동시키는 회전형 열기관으로, 탈원전 정책에 따른 관련 산업 침체를 극복할 차세대 신성장 에너지 산업으로 꼽힌다.
정부의 에너지정책 전환 이후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2013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국책과제로 진행해 온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세계 다섯 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창원시는 가스터빈이 두산중공업과 지역 111개 협력업체가 직면한 경영난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2023년까지 진해구 여좌동 연구자유지역에 ‘가스터빈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클러스터는 차세대 소재·부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시비 132억원과 도비 88억원, 국비 80억원 등 300억원을 투입한다. 부지 4300㎡는 시가 제공하고 차세대 에너지 소재·부품 실증센터 건립과 장비 도입 등 기반 구축(276억원)에 이어 소재·부품 및 공정 실증 기술 지원과 강소기업 육성 등 기업 지원(24억원)을 차례로 진행할 계획이다.
허 시장은 클러스터 구축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을 요청했다. 정부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16GW)을 수립하는 과정에 10GW(S2급 20기) 이상은 국산 가스터빈을 공급하는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에 설치된 발전용 가스터빈은 149기인데 전량 해외 제품을 도입해 12조원 상당의 국부가 유출됐다”며 “두산중공업이 제작한 가스터빈 공급이 확대된다면 국부 유출 방지와 관련 기술 및 가격 경쟁력 강화, 에너지 안보 확보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발전사들이 국산 가스터빈 수주에 참여하면 세금을 경감해주고 인센티브를 주는 등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과 함께 가스터빈 산업클러스터 육성에 대한 지원 방안도 요청했다. 허 시장은 “창원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산중공업과 관련 협력사의 심각한 경영위기는 지역 경제 전체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며 “창원시의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국산 가스터빈 산업은 2026년까지 연매출 3조원, 연 3만 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를 가져와 창원은 물론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